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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형 주택에 부는 '투룸'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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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등 원룸 공급과잉으로 공실률 증가
시행사들, 신혼부부 겨냥 2~3인용으로 설계 바꿔 공급


수익형 주택에 부는 '투룸'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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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서울 관악구 신림역 인근에 도시형생활주택을 공급한 A씨. 그는 지난해 하반기 소형 원룸으로 지으려던 것을 급히 투룸 주택으로 설계를 변경했다. 당초 21㎡(이하 전용면적 기준)짜리 원룸 40가구를 짓기로 했지만 공급 과잉으로 공실이 늘자 원룸을 32가구로 줄이고 37㎡의 방 2칸짜리 집 8가구를 배치하기로 했다.
#B시행사는 서울 성동구 한 역세권에 소형오피스텔 110실을 공급하기 위해 1년 전 허가를 내고 공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인근 오피스텔이 너무 많아 수익률이 떨어졌다. 위기감을 느낀 B사는 급하게 20~30㎡ 원룸형 99실을 74실로 바꾸고 30㎡ 이상 투룸형은 11실에서 28실로 바꿨다. 이에 최근까지 약 75% 분양률을 기록, 분양 참패를 면할 수 있었다.

도시형생활주택ㆍ오피스텔 등 수익형 주택의 '큰집'으로 바꿔짓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최근 중대형 아파트 미분양으로 골머리를 썩는 건설사들이 이를 중소형으로 설계 변경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현상이다. 이유는 공급과잉이다. 1인용 원룸형 소형 주택이 너무 많아서 수요가 더 이상 없을 것으로 보고 2~3인용 투룸주택을 만들어 신혼부부 등을 겨냥한 것이다.

17일 부동산정보업체 FR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매달 연금처럼 월세를 받을 수 있어 각광받던 도시형생활주택ㆍ오피스텔 같은 수익형 부동산의 가구당 면적이 커지고 있다. 오피스텔을 보면 지난해 33㎡ 이상인 곳이 전체의 43.6%였는데 올해는 48.9%로 5.3%포인트 늘었다. 투룸형 주택도 지난해 11.8%에서 올해 14.1%로 증가했다.
사실 수익형부동산의 대세는 초소형 원룸형 주택이다. 아직까지도 전체 공급량의 80%가량이 원룸형이다. 이는 수익률 때문이다. 같은 면적에 집을 작게 지을수록 많이 지을 수 있고 월세를 더 많이 받을 수 있어서다. 또 단순 면적 대비 임대료 비율을 보면 원룸의 월세가가 더 높다. 투룸이라 해도 너무 비싸면 들어올 임차인이 거의 없다.

이렇다보니 요즘에는 1인가구용 소형주택이 공급 과잉이 됐다. 이에 공실이 늘어 오히려 수익률이 떨어지자 건축주나 시행사를 포함한 건설업자들이 급히 공실을 피하기 위해 2~3인용으로 대상을 바꾸는 것이다.
서울시 구로구 대림역 인근 오피스텔 밀집지역 전경

서울시 구로구 대림역 인근 오피스텔 밀집지역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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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사례는 많다. 서울 구로구에 도시형생활주택을 분양한 C시행사도 원룸주택을 급히 투룸 주택으로 바꿨다. 전체 가구수도 88가구에서 72가구로 줄어들었다. C시행사 관계자는 "2010년부터 인근에 도시형생활주택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면서 공실률이 20%에 육박해졌다"며 "이제는 1인가구 직장인 임차수요보다 더 넓고 방이 2개인 투룸형 전세수요가 오히려 많을 것으로 보고 계획을 수정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가구수가 줄었지만 투룸형이 공실이 거의 없어 임대수익을 얻는 데 더 안정적일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안민석 FR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최근 2~3년간 집중적으로 공급됐던 도시형생활주택은 너무 많이 공급돼 수익률이 연 4%대로 낮아졌다"면서 "개발이익 회수 측면에서 보면 소형 주택을 많이 공급해야 하지만 공실로 미분양 위기에 처하자 수익형부동산 공급자들이 궁여지책으로 좀 더 큰 투룸형 주택을 짓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최근 이 같은 사례는 허다하다"면서 "행복주택이 민간임대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자 이런 추세가 더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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