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심리적인 면이 크게 작용하는 게임이다.
늘 겸손하고 자만하지 말아야 하는 까닭이다. 스코어가 좋다고 우쭐대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 한순간 우르르 무너진다. 버디를 잡은 뒤 "버디 값을 치른다"는 말도 비슷한 이야기다. 골프뿐만 아니라 야구나 테니스, 양궁 등 다른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타자가 홈런을 치고 나면 다음 타석에서도 연속 홈런에 대한 욕심으로 큰 스윙으로 방망이를 휘둘러 삼진을 당하고 만다.
우리가 즐겨 쓰는 "버디값 하시네"라는 의미, "After Birdie Screw Up"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경고성 외침이다. 샘이 많고 질투 많은 여성들의 경우 뒤돌아서서 동반자 친구를 보며 빙그레 웃으면서 "잘난 척 하더니 쌤통이다(It serves her right after having show off)"라며 고소해 한다. 골퍼들은 특히 남의 고통이나 불행을 은근히 즐기려는 심리가 있어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으로 여긴다.
"버디 동생은 보기이고, 줄파 이후 더블파가 온다"는 징크스도 있다. 골프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항상 신중하고 겸손하게 임하라는 교훈이다. 미국의 프로골퍼나 핸디캡 5이하의 '싱글핸디캐퍼'는 버디나 이글을 잡고 나서는 "너무 우쭐대지 마라, 나는 그냥 평균 골퍼일 뿐(Don't flatter yourself, you are actually just average golfer)"이라는 문장을 뇌리에 담으며 스스로 우쭐하는 마음을 가라앉힌다고 한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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