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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금경색 심해질듯..대출금리 상승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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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자금경색을 해소해 달라는 대형은행들의 요구를 거절하면서 은행권의 대출 금리 상승이 불가피해졌다. 정부의 의도 대로 과도하게 풀린 시중 유동성이 줄어드는 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중국 국영 언론매체인 중국증권보는 19일 자금경색과 관련한 논평을 통해 "중국은 경제성장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과거와 같이 통화공급을 늘리는 방법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것은 중국 정부가 통화량 조절에 나서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중국 금융시장에서 은행 간 단기 대출 금리를 나타내는 7일물 레포금리는 19일 8.2%를 기록, 2011년 6월 이후 2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전날 6.82%에서 하루 만에 1.5%포인트가 올랐으며 올해 평균인 3.3%의 두 배를 훌쩍 넘어섰다.

은행들은 인민은행에 불편을 호소하며 자금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유동성 추가 공급을 요청했지만 인민은행은 이를 거절했다. 오히려 지난 18일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20억위안(약 3억2600만달러)어치의 3개월물 채권을 발행해 유동성을 회수했다.

UBS의 왕타오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 중국 내 신용 증가율을 17~18% 수준으로 낮추기를 원하고 있지만 이미 올해 증가율은 22~23% 정도로 지난해 20% 보다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인민은행이 마음만 먹으면 금융시장에 유동성을 추가로 투입하거나 은행권 지급준비율을 낮추는 방식으로 자금경색을 해소할 수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예상하기 어렵다"면서 "지난 열흘 동안 인민은행은 지나치게 풀린 시중 유동성을 더 이상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당분간 은행권 자금경색 현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월스트리트저널과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들도 인민은행이 당분간 자금경색 해소를 위해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자금경색으로 인한 중국 경제 전반의 파장을 우려했다.

2주 전부터 시작된 자금경색 현상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지에 따라 중국 경제가 받는 타격이 달라진다. 당장 변화될 수 있는 것은 은행들의 대출 축소다. 특히 은행 간 단기 대출을 통해 자금을 확보했던 중소은행이 당장 대출 축소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중국 북부지역의 한 소규모 은행은 "지금 당장 자금을 구하기가 너무 힘들어졌다"면서 "대출금리를 곧 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민은행은 은행권이 설정하는 대출금리를 법정 기준금리의 최고 4배로 규정하고 있다.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대출 축소에 나설 경우 중국 산업 전반에 돈이 흐르지 않고 고이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이미 중국 회사채 시장에서는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기업들의 자금 조달난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AAA' 등급 회사채 3년물 금리는 4.53% 수준으로 5월 말 4.27%에서 상승했다. 만기가 더 짧은 회사채 금리는 상승폭이 더 크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인민은행이 금융시장의 혼란을 자초해 은행들의 위기 관리 능력을 시험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홍콩 소재 리서치회사인 리오리엔트 파이낸셜 마켓의 스티브 왕 이사는 "인민은행은 시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은행들이 금융시장 금리의 급변동에 대응할 수 있도록 연습 시키고 있는 것"이라면서 "금리 자유화를 위한 연습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쉬에허샹 궈타이쥔안 증권 애널리스트는 "인민은행이 자금경색 해소에 나서지 않는 것은 현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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