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순위 경쟁이 한치 앞을 예상하기 힘들게 전개된다. 전반기가 거의 끝나가는 시점에서 안정된 독주가 점쳐졌던 삼성마저 2위 넥센에 1경기 반 차이로 쫓긴다. 6위 두산과의 격차도 5.5경기에 불과하다. 막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물고 물리는 싸움에 가을야구 티켓의 윤곽은 결국 2, 3승 차이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한 경기가 중요해진 상위 팀들은 한 가지 공통된 고민을 안고 있다. 외국인 투수들이 부진한다. 삼성의 아네우리 로드리게스, 넥센의 브랜든 나이트와 밴 헤켄, LG의 벤자민 주키치, KIA의 앤서니 르루, 두산의 개릿 올슨 등이다. 이 가운데 몇몇은 중도 하차가 거론되다. 시즌을 끝까지 소화한다고 해도 재계약을 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글쓴이와 알고 지내는 외국인 스카우터들은 “프로야구의 수준이 높아져 15승을 장담할 수 있는 투수를 구하기가 어려워졌다”라고 입을 모은다. 우수한 기량의 투수가 7~8월 시장에 나오는 일도 드물다고 한다. 교체를 섣불리 결정하기 어려운 주된 원인이다.
대부분의 외국인 투수들은 리그에서 선발로 뛴다. 선수단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을 수밖에 없다. 1, 2선발을 맡고 있다면 더욱 그럴 것이다.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춘 투수는 문제점을 발견하고 회복의 시간을 거치면 기량을 회복한다. 하지만 후반기를 바라보는 숨 막히는 경쟁에 여유란 있을 수 없다.
갈림길에 놓인 외국인 투수들이 재기할지 아니면 냉정한 프로세계의 벽에 부딪혀 밀려날지는 남은 보름여 내에 결판이 난다. 상위권 팀을 이끄는 사령탑들이 어떤 결단을 내리고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마해영 XTM 프로야구 해설위원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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