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무풍지대로 불렸던 커피전문점 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점심 한 끼값에도 불구하고 식사 후 커피전문점의 음료를 필수적으로 먹었던 직장인들이 보다 저렴한 로드숍 커피나 편의점 음료로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식품 '베지밀 그린티 두유라떼'는 출시 두 달 만에 목표 판매량 대비 175% 이상 초과한 14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이 제품은 200㎖ 페트병, 1500원으로 커피전문점에서 맛볼 수 있는 그린티 라테의 맛을 그대로 담아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동호 정식품 팀장은 “꼼꼼한 사전 조사를 통해 녹차의 진한 풍미는 유지하면서 부드럽고 풍부한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제품을 출시하게 됐다”며 “두유의 부드럽고 담백한 맛과 친환경 녹차의 깔끔한 맛이 조화를 이루는 이 제품이 불황 속 알뜰한 실속형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피력했다.
긴 시간 동안 한 방울씩 뚝뚝 떨어지는 원두를 사용하기 때문에 '커피의 눈물'이라고도 불리는 더치 커피는 일반 커피전문점에서 아메리카노보다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 팔도 산타페 더치는 1100원이다.
팔도 관계자는 “계절적인 영향도 있겠지만 더치 캔커피 판매량이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동원F&B 는 덴마크 우유 시리즈로 민트 초코와 바나나 망고에 이어 로얄 밀크티를 지난 6월 선보이며 다양한 커피전문점 메뉴를 출시하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소비 패턴이 바뀌고 있다”며 “지난달 카드승인 실적이 백화점 업종이 6.1% 감소한 반면 편의점에서는 29.3%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경기 침체와 함께 점심값을 아끼기 위해 도시락을 먹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커피전문점의 인기 메뉴를 집이나 사무실에서 즐기려는 알뜰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현주 기자 ecol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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