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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샤프, 파나소닉이 추락한 진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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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노가미 다카시 '일본 전자·반도체 대붕괴의 교훈'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크레이튼 크리스텐슨의 저술 '이노베이션의 딜레마'는 기업가의 바이블 중 하나다. 2007년 크리스텐슨은 "아이폰은 정말로 파괴력이 있는 기술이라고는 하지 못 하며 성공할 가능성은 한정적이다. 장난용 휴대전화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놓아 체면을 구긴 적 있다.

이같이 뛰어난 경영전략가도 잘못된 판단을 한다. 국가와 기업도 마찬가지다. 단적으로 일본의 전자ㆍ반도체산업계를 꼽을 수 있다. 한 때 일본은 TV가 각 가정의 데이타 허브가 되고, 거실이 컴퓨팅의 중심이 돼 ICT 세상이 TV로부터 움직여질 것이라고 굳게 믿었다. 일본의 기업은 모든 역량을 TV에 집중했다. 물론 유수한 사회학자 등 과학자들이 장시간 연구를 통해 얻은 결론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TV 시대에 앞서 '모바일'이 그 중심을 차지했다. 이게 전쟁이라면 일본은 완전히 패전한 셈이다.
생전에 스티브 잡스는 일본의 대기업 '소니'를 매우 좋아하고, 경영 모델로 삼을 정도였다. 그만큼 전자산업은 일본의 상징이었다. 일본의 TV 는 21세기 들어 브라운관으로부터 LCD, PDP 등으로 진화를 거듭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부품 조립으로부터 모듈화라는 패러다임을 만들어낸 일본의 TV는 그러나 현재 궤멸 상태에 직면해 있다.

어떤 해일이 와서 일본을 덮친 것일까 ? 반도체 분야를 살펴 보자. 중국 심천에서 생산해 세계에 수출하는 아이폰은 생산단가가 179달러다. 그 중 60달러가 일본제 부품이 차지한다. 그러나 이같은 일본의 부품 단가는 중국 6달러, 한국 23달러에 해당된다. 결과적으로 일본의 반도체 산업은 아이폰에 의존해 연명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빠져 있다.

유노가미 다카시의 저술 '일본 전자ㆍ반도체 대붕괴의 교훈'은 일본 스스로에게는 치열한 반성과 대안을 담고 있다. 또한 우리 전자ㆍIT업계에게는 반면교사로 삼을 내용이다. 모든 산업은 생존과 도태의 갈림길에서 항상 위기에 봉착하기 마련이다. 진화해서 살아남는 방법은 끊임없이 '혁신'하는 길밖에 없다. 우리는 다행스럽게도 제대로 혁신하고 변화해 IT산업의 성장을 구가할 수 있게 됐다고 위안을 삼을 수도 있다.그러나 유노가미의 저술을 보면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다는 걸 알 수 있다.
저자는 소니, 새프, 파나소닉 등의 실적이 왜 나빠졌는 지, 엘피다의 도산과 르네사스의 경영 파탄이 어디서 왔는 지를 분석하면서 향후 일본 반도체가 가야할 길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자동차 산업 등 여타의 제조산업이 전자ㆍ반도체과 같은 실패를 거듭하지 않는 길을 제시한다. 저자는 소니 등 전자산업의 몰락은 이노베이션을 기술 혁신으로 혼동한 것과 '만들 물건을 판다'정도로 이해하는 마케팅 경시에서 찾는다.

반도체 등 IT산업의 경우 나쁜 경영 관습을 반복하고 있으며, 무능한 매니저를 대량생산하는 인사시스템이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따라서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인재, 시장에 맞는 기술과 제품 개발 능력을 갖춘 기술자 양성 등 적극적인 이노베이션만이 살 길이라고 설명한다. 엘피다 도산. 르네사스 경영 파탄, 소니 등 전자업체 대규모 적자 등 전자산업 '공동화 현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본의 기술은 세계 최고다. 우리가 방심하지 말아야할 이유다.

<일본 전자ㆍ반도체 대붕괴의 교훈/유노가미 다카시 지음/임재덕 옮김/성안당 출간/값 1만3800원>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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