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물갈이 앞둔 정치적 감사 의혹···"나도 이유가 궁금하다"
장영철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 등 경영진과 감사원 출신의 내부 감사가 정면 충돌하고 있다. 내부 감사와 권익위는 장 사장이 캠코 용역업체 선정에 개입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장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은 '말도 안 된다'며 반박하고 있다. 감사원 출신의 감사가 정치적인 의도를 갖고 감사를 진행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올해 들어 캠코는 상반기에만 특정감사를 8차례나 실시했다. 특정감사는 감사원 출신 송기국 감사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장 사장은 4일 "억울하다"며 권익위 판단을 정면 반박했다. 전화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특정 업체에 대해 봐주기를 한 것은 절대 아니라는 것. 그는 "평가위원회는 총 5명으로 구성돼 있고, 이 중 3명이 외부위원"이라며 "외부위원 중에서도 2명이 A기업에 최고 점수를 준 만큼 능력이 안 되는 기업에게 점수를 몰아 준 것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캠코 측은 이번 사안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올해 들어서 이해가 가지 않는 특별감사가 수차례 있었고,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감사원 출신 감사가 과잉조사를 했다는 것.
문제는 기업 내부 감사진이 왜 경영진과 진흙탕 싸움을 끌고가느냐는 점이다. 장 사장은 이에 대해 "본인도 궁금한 점"이라며 "어떤 배경이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캠코와 내부감사간의 충돌은 이미 예고된 사안이기도 했다. 올 상반기에 캠코 감사측은 계획에 없던 '특정감사'를 8차례나 실시했다. 장 사장은 "다른 공기업은 1~2건 정도로 진행하는 특정감사가 이례적으로 많은 부분에 대해서도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공기업 수장들에 대한 물갈이를 앞두고 벌어지는 전형적인 흠집내기일 수 있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장 사장의 임기는 오는 11월까지다.
장 사장은 "공직생활에 몸 담은 사람들이 이런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전혀 말이 안 되는 주장이고, 이렇게까지 몰다니 서운한 감정이 있다"며 "말도 안 되는 사건을 가지고 짜깁기 해 명예를 실추시킨 데 대해선 반드시 시정요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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