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설립' 헛바퀴 도는데 퇴짜만 놓는 중기청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중소기업청이 4개월 만에 새 소상공인 지원대책을 내놓았지만 정작 수혜 대상인 소상공인들은 '뜬구름 잡기'라며 시큰둥한 반응이다. 보여주기 식 정책 내놓기에 급급하기보다는 2년째 다람쥐 쳇바퀴만 돌고 있는 소상공인연합회 결성을 서둘러야 한다는 반응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소상공인연합회 창립추진위원회(이하 창추위)는 오는 16일 창립총회를 다시 열고 정관승인ㆍ임원선출 등 연합회 설립에 필요한 사항을 정하기로 했다. 지난 8월 1일 중기청에 법정단체 설립서류를 제출했으나 약관에 정해진 대로 임원을 선출하지 않았다며 '보완' 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창추위에 이어 8월 19일 중기청에 신청서를 낸 소상공인연합회 창립준비위원회(이하 창준위)도 보완 처분을 받았다. 창립총회에서 선출된 임원 수가 부족했다는 이유다.
창준위와 창추위가 창립총회를 연 것은 각각 지난 7월 18일과 24일로, 두 위원회는 이후 통합 논의가 어그러져 각자 서류를 제출했다. 통합 논의를 진행할 때는 정관 위반에 별 반응을 보이지 않던 중기청이 뒤늦게 문제를 삼는 것은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소상공인들은 중기청이 7일 내놓은 '소상공인ㆍ전통시장 자생력 제고 대책'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소상공인에게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해 정보를 제공해 창의ㆍ혁신 노력을 유도하고, 골목수퍼와 재래시장에 '로컬푸드(지역 농산물)'를 하루 만에 배송하는 유통망을 구축하겠다는 게 중기청의 지원정책 골자다.
보여주기 식 대책에 힘쓰기보다 소상공인들의 힘을 한데 모을 수 있는 연합회 결성에 중기청이 힘을 모아야 할 때라는 지적이다. 창준위 관계자는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는 전통시장에 창의ㆍ혁신을 도입한다는 것은 우선순위를 착각한 것"이라며 "전통시장 지원도 좋지만 소상공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기청 관계자는 "창준위와 창추위의 서류는 기본 요건을 갖추지 않아 돌려보낼 수밖에 없었다"며 "연내 소상공인연합회 설립이 가능할지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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