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조직 재정비'…전문경영인 체제 강화

지주사 대표에 이채욱 부회장 선임

이채욱 CJ주식회사 신임 대표이사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CJ 그룹이 이재현 회장의 부재에 따른 사업 차질을 최소화하고 조직을 조기에 안정화시키는 한편 글로벌 사업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수시인사를 단행했다.

CJ그룹은 8일 이채욱 CJ대한통운 대표(부회장)를 지주사인 CJ㈜ 대표로 겸직 발령하고 전문경영인 체제에 나섰다. CJ 출신이 아닌 외부 인사가 지주사 대표를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관훈 전 지주사 대표는 보직에서 물러나 상담역을 맡게 됐다. 아울러 최근 영입한 동아일보 출신의 김상영 부사장을 그룹 홍보실장으로 임명했다. 신동휘 홍보실장은 CJ대한통운 전략지원실장으로 이동한다.

이 신임 대표는 삼성물산 출신으로 GE메디컬 부문 아태지역 총괄사장, GE코리아 회장,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지낸 대표적인 글로벌 전문 경영인이다. 지난 4월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CJ그룹에 합류했다.

CJ그룹 관계자는 "문화를 내세운 CJ그룹의 상품과 글로벌 사업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풍부한 글로벌 비즈니스 경험을 보유한 전문경영인을 지주사 대표이사로 선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CJ그룹은 글로벌 사업 강화를 위해 CJ 경영총괄 산하에 '글로벌팀'을 신설하고 허민회 경영총괄이 겸직도록 했다. 허 경영총괄은 현재 CJ푸드빌 대표를 맡고 있다.

이번 인사에 대해 재계에서는 이 회장의 부재에 따라 전문경영인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시도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이 건강악화와 사법처리 등으로 그룹 경영에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부적으로 전문경영인의 필요성이 대두됐다는 의견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이 회장의 부재에 따른 공백을 메우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며 "특히 새롭게 CJ의 사령탑을 맡은 이 대표나 김 실장 모두 외부 출신이라는 점에서 '문책성 인사'라는 시각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CJ그룹 관계자는 "내년도 경영계획을 세우고 있는 시기라 책임경영 차원에서 수시인사를 하게 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은 자제해 달라"고 못 박았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