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북한이 최근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을 개발중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잠수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양해군을 꿈꾸는 국가라면 잠수함은 필수 전력 중 하나다. 항공모함이나 수상함 등 첨단전력을 보유했더라도 은밀성을 갖춘 잠수함의 어뢰 앞에서는 항상 침몰 위험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각국이 잠수함전단을 구성하는 등 잠수함 전력을 강화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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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의 이착륙이 가능한 잠수함도 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은 정찰 목적으로 잠수함 가판에 항공기를 탑재했다. 이후 영국도 1982년 M2급 잠수함을 개조해 항공기를 실었다. 이것이 바로 잠수항공모함이다. 잠수항공모함의 선두주자는 일본이다. 일본은 1937년 I-5급 잠수함에 항공기를 탑재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1942년에는 잠수함내부에 '세이브'라는 공격기를 탑재한 잠수항공모함 18척을 건조했다. 세이브 공격기는 날개를 90도로 접을 수 있고 어뢰 1발과 폭탄 800㎏을 탑재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이 1945년 일본을 패전시키고 잠수항공모함의 핵심기술이 러시아로 넘어갈 것을 우려해 잠수항공모함을 모조리 침몰시켰다. 최근 미국의 해양연구소는 하와이 오아후섬 인근에서 침몰한 일본의 잠수항공모함을 발견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최저 750m 잠수함과 핵잠수함= 잠수함을 소재로 만든 한국영화 '유령'에는 러시아 핵잠수함이 소개된다. '시에라(Sierra)'급 잠수함이다. 러시아는 오랜 시간 작전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야심찬 잠수함을 준비했다. 1980년대에 내놓은 시에라-Ⅰ급이다. 시에라-Ⅰ급은 선체일부를 티타늄으로 만들고 깊은 잠항을 위해 복각식 설계를 했다. 이후 미국이 LA급 잠수함을 성능개량하자 시에라-Ⅱ로 성능를 개선했다. 시에라-Ⅱ는 시에라-Ⅰ에 비해 크기가 크고 해상이나 해안표적을 공격할 수 있는 공격잠수함으로 탈바꿈했다. 특히 시에라-Ⅱ급은 750m까지 잠항할 수 있어 세계 최강 잠수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독일 U보트, 4770척 격침= 실전에서 가장 많은 격침기록을 세운 잠수함은 독일의 U보트다. 1·2차 세계대전 기간 영국은 해외에서 생필품을 수입하지 않으면 국가의 생존이 위태로울 정도로 경제가 좋지 않았다. 이때 도움을 준 나라가 미국이다. 미국은 식량과 원자재를 대량으로 영국에 보냈다. 하지만 이를 눈치챈 독일은 원자재가 가득한 연합군 상선을 격침하기 위해 잠수함 U보트를 투입했다. 독일의 칼 되니츠(Karl Donitz) 제독이 이끈 U보트 함대는 1939년부터 2년간 4770척에 달하는 연합군 상선을 격침시켰다.
잠수함 중에서 가장 비싼 잠수함은 미국의 시울프급이다. 미국은 1991년 핵잠수함의 소음을 해결하고 속도를 높이기 위해 시울프급 잠수함을 건조했다. 12척의 시울프급 잠수함을 건조하기 위한 예산은 336억달러. 1척당 28억달러(3조3600억원)에 달한다. 우리나라가 1980년대에 건조한 돌고래급 잠수함은 1척당 32억5000만원,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장보고급 가격은 1척당 2000억원,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214급 손원일급은 1척당 9000억원이다.
◆잠수함 이름은 어떻게= 각국 해군이 보유한 함정의 명칭은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 그 나라의 특정지역, 도시명칭 등을 사용한다. 한국해군은 잠수함에는 통일신라에서 조선시대까지 바다에서 큰 공을 남긴 인물과 독립유공자 이름을 사용한다. 구축함에는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받는 인물을, 호위함엔 도와 광역시, 도청 소재지의 명칭을, 초계함엔 시단위급 도시, 유도탄고속함엔 해군 창설 이후 해전에서 공을 세운 인물, 수송함엔 한국해역의 최외곽 도서와 산봉우리 이름을 붙인다. 209급 1번 잠수함의 명칭은 동양의 해양활동을 제패한 장보고 대사를, 214급 1번함 잠수함은 해군의 창시자인 손원일 제독의 이름을 명칭으로 사용한 것도 이 때문이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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