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은행별 차이도 고려하지 않고 점수를 매겨 공개적으로 낙인을 찍으면 무언가 문제가 있는 은행처럼 비쳐질까 당연히 걱정이 됩니다."(혁신성평가 하위권은행 관계자)
그러나 혁신성평가는 그 결과에 따라 실제로 정책금융의 출연료를 더 내고 덜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진화했다. 평가결과, '기술금융' 보다 소매금융 영업에 치중하던 외국계 은행들이 최대 47억원의 출연료를 더 내게 됐다. 이를 두고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사실상 당국 방침을 따르지 않아 받은 벌금인데 이런 금융환경에서 어느 외국인 주주가 국내 금융산업에 투자하겠냐"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한 기술금융에 대해 당국은 "선의의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초기부터 기술금융은 중기대출에 강점을 가진 일부 은행에 더욱 유리했다. IBK기업은행이 초반 선두로 치고 나온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외국계와 지방은행 등 일부 은행은 소매금융에 특화된 영업을 하고 있다. 당국이 특정은행에 유리한 판을 짜고 '선의의 경쟁'을 말하는 것은 억지다.
이장현 기자 insid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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