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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장애인 공무원 뽑아 놓고 '푸대접'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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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공무원 채용 크게 늘었지만 활동보조기구 지원 부족에 '승진·복지' 등 차별 여전..."근로능력 극대화 위한 지원 절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뽑아만 놓고 푸대접한다." 요즘 서울시에 채용된 장애인 공무원들의 입에서 나오는 소리다.

서울시가 박원순 시장 취임 후 장애인 공무원의 채용이 크게 늘어났지만 여전히 활동보조기구 지원이 부족하고 승진ㆍ복지에서 일반 공무원에 비해 불이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서울연구원이 펴낸 '서울시 장애인공무원의 직무배치와 경력관리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시는 최근 3년간 신규 공무원 채용에서 장애인 비중을 2013년 3.5%에서 2013년 7.5%로 2배 이상 늘렸다. 정부가 2013년부터 장애인 의무 고용률을 3.5%로 상향 조정하고 신규 채용 인원의 3.5% 이상을 장애인으로 고용하도록 명시한 것에 따른 조치였다.

시는 특히 박 시장 취임 후 장애인 고용률 목표를 법적 기준의 2배인 6%로 상향 설정한 후 고용률이 6%에 달할 때까지 신규 채용 인원의 10%를 장애인으로 채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2014년 10월 말 현재 서울시에서 근무하는 장애인 공무원은 155명이다. 이준 83%인 1288명이 자치구에 근무하고 나머지 17%(267명)은 시 본청에 근무한다.
하지만 이같은 장애인 고용 확대 정책에도 불구하고 일반 공무원들과의 '평등한' 근무 환경 조성에는 아직 갈 길이 먼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시 근무 장애인 공무원 대상 설문 조사 결과 업무 수행에 필요한 보조기 지원 수준에 만족한다는 사람은 18.5%에 그쳤고, 보통 42.3%, 불만족 39.5% 등으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도 33.8%만 만족한다고 답변했고, 보통 38.2%, 불만족 27.9% 등으로 답해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승진 및 복지 제도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장애인 공무원들도 많았다. 평가 및 포상, 승진ㆍ교육 연수 기회ㆍ직무훈련 제공 등에 만족한다는 답변이 각각 20% 안팎에 그쳤고, 불만족하다는 답변은 각각 40~45%가 나와 훨씬 많았다. 승진 기회가 많은 각 부서 서무주임 업무에 장애인 공무원이 배치되지 않고, 국외 연수ㆍ교육에서 배제된다는 불만이 많았고, 특히 일반 공무원에 비해 새로운 업무에 적응이 힘든데도 불구하고 적절한 적무 적응 훈련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았다(직무적응 훈련 만족도 13.1%).

실제 서울시 본청에 근무하는 장애인 공무원 267명 중 5급 이상은 13명으로 4.8%에 불과하며 나머지 95.2%는 6급 이하 주무관이다. 서울시 전체 공무원 중 5급 이상이 23.4%나 되는 것에 감안하면 고위직 공무원 중 장애인의 비율이 크게 적다.

시도 2014년 상반기부터 주요 부서에 장애인 공무원 배치, 근무 평정ㆍ승진 심사시 장애인 우대, 재활보조공학기기 지원 체계 마련, 온라인 상담 게시판 개설 등 장애인 공무원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를 시작했지만 미흡한 부분이 많고 아직 피부에 와닿을 수준으로 개선되지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김경혜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장애인의 개인 특성과 직무 특성을 고려해 최적의 직무에 배치하는 등 장애인 공무원의 근로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제반 지원이 필요하다"며 "교육ㆍ연수제도에서 제외되지 않도록 강제 우대 규정을 제정하고, 전문관 제도와 순환보직 유보제도를 운영해 장애인이 특정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어 "장애인 공무원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맞춤형 보조공학기기 지원이나 근로지원인 제도의 확대도 필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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