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병 사건' 가해자 모두 살인죄 적용…"죽는다는 것 알고도 때려"

윤일병 폭행 사망사건 현장검증 모습. 사진=아시아경제 DB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윤 일병 폭행 사망사건'의 주범 이모 병장(27)을 포함, 가해자 4명 모두에게 살인죄가 적용됐다.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은 9일 윤 일병 가해자들에 대한 항소심을 열고 이 병장에게 살인죄를 적용,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성범죄 신상정보 등록도 고지됐다.

앞서 1심 법원인 3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은 지난해 10월 이 병장에게 징역 45년을 선고했지만 살인죄가 아닌 상해치사죄를 적용했다.

고등군사법원은 이 병장과 함께 기소된 하모 병장(23), 지모 상병(22), 이모 상병(22)에게도 모두 살인죄를 적용하고 각각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이들도 1심에서는 상해치사죄를 적용받았다.

법원은 "피고인들은 폭행 과정에서 피해자가 죽을 수도 있다는 점을 알았고 이를 용인했다고 인정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해 살인죄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해자(윤 일병)는 피고인들이 보살펴야 하는 후임병이자 전우였다"며 "피고인들이 가한 지속적인 폭행과 가혹행위는 인간으로서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운 끔찍한 행위였다"고 지적했다.

이 병장의 형량이 징역 45년에서 35년으로 줄어든 것은 윤 일병 유족에게 위로금을 공탁한 점이 고려됐다. 하 병장 등에 대해서도 윤 일병 유족들이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제출하면서 감형됐다.

고등군사법원은 또 다른 가해자인 의무지원관 유모 하사(24)와 이모 일병(22)에게는 폭행죄 등을 적용해 각각 징역 10년과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이 병장을 비롯한 가해자들은 지난해 3월 초부터 윤 일병에게 가래침을 핥게 하고 잠을 못 자게 하는 등 가혹행위를 일삼고 수십차례에 걸쳐 집단 폭행을 가해 윤 일병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군 검찰은 이들을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했다가 비판 여론이 일자 공소장을 변경해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1심 법원은 이들에게 살인죄를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또 한번 여론의 집중공세를 받았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