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 영자지인 차이나데일리는 23일 "양국 정상의 이번 만남이 그동안 얼어붙었던 양국 관계가 회복될 수 있다는 신호를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10년 전 역사를 다시 보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면서 2005년 4월 반둥회의에서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 주석과 고이즈미 준 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만나 관계 개선을 시도했음을 상기시켰다.
중국중앙(CC)TV 역시 "아시아의 두 경쟁국이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는 신호"라면서 지난해 11월 첫 정상회담 이후 두 번째 만남을 가진 양국 정상의 대화 내용을 전달했다.
그러나 중국 언론들은 두 정상의 다소 냉랭한 관계가 드러나는 관련 영상과 사진을 담아 양국의 관계 회복이 쉽지만은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CCTV는 아베 총리를 만난 시 주석이 회담 내내 굳은 표정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만을 비췄고, 일부 매체는 이 장면에 '시진핑이 아베가 역사문제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것을 굳은 표정으로 듣고 있다'는 설명을 달았다.
중국의 외교 전문가들도 이번 회담 성사가 양국 관계 개선의 신호인 것은 맞지만 아베 총리의 우경화 행보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양국 관계 개선이 단번에 되기는 힘들 것이란 공통된 시각을 갖고 있다.
리안더구이 상하이국제문제연구소(SIIS) 연구원은 "이번 회담은 두 국가의 관계가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라면서 "그러나 중국은 아베 총리가 여름에 발표할 전후 70주년 담화(아베 담화) 때 어떤 표현이 실릴지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류허핑(劉和平) 중국 선전위성TV 시사평론가는 "일본은 이번 회담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고 중국은 마지막 순간에 겨우 회담에 동의하며 아베 총리의 체면을 세워줬을 뿐"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21일부터 시작된 일본 춘계 예대제(例大祭ㆍ제사)를 맞이해 아베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 공물 봉납을 한 것에 대해 "중국은 일본이 침략역사를 직시하고 깊이 반성해 관련 사안을 적절히 처리할 것을 촉구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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