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공코리아 숨이 막힌다…요우커 발길 돌려 업계 '비상'
1~4월 누적 외국인 관광객 日 589만명…韓 459만명 그쳐
中 항공사, 일본행 항공편 늘려…日 정부도 앞장서 관광객 유치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관광 한국'에 비상등이 켜졌다. 중국인 관광객(요우커) 유치전을 벌이고 있는 경쟁국 일본이 엔저에 힘입어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민국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공포'에 휩싸였다. 보건당국의 초기대응 실패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불황 속 요우커 수요 덕에 특수를 누리던 유통가는 마땅한 대응 방안이 없어 발만 구르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변화의 주도세력이 요우커라는 것과 좀처럼 좁혀지지 않던 양국 간 격차가 '메르스 사태'로 오히려 급격히 커질 수 있다는 데에 있다. 한국을 찾는 요우커들은 메르스 감염을 우려해 벌써부터 발길을 돌리고 있다. 지난 1일 현재 한국 관광 예약상품을 취소한 요우커 및 대만 관광객은 총 2500여명에 달한다. 메르스 확산 조기진화에 실패하면서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더욱 가파르게 급감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유통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관광, 면세, 화장품 등 요우커 특수에 기대 호황을 누리던 업종들은 하루아침에 역성장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당장 이달부터 방한객 급감과 함께 매출 악화가 우려된다"면서 "최근 들어 요우커들의 특급호텔 이용이 늘면서 뒤늦게나마 특수를 누리는 분위기였는데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질병 문제는 자연재해나 마찬가지인 만큼 업계에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서 "일단 빨리 사태가 진정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3일 현재 메르스 확진환자는 30명에 달하며, 현재까지 이 질병으로 내국인 두 명이 사망했다. 확산을 막기 위해 항공업계는 '의심환자 탑승 불가' 조치를 내린 상태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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