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서지명 기자] 방하남 한국연금학회장(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현행 개인형퇴직연금(IRP)이 잘못된 제도라고 지적했다. 방 회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퇴직연금 전문가로 지난 2005년 퇴직연금제도가 시작되는 데 산파역할을 맡았던 데다 전 주무장관이었다는 점에서 발언의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는 "IRP가 연금이 아닌 하나의 어카운트(Account,계좌)로 여겨지고 있다"며 "이직이 잦은 현재 상황에서 IRP를 통해 퇴직금을 묶어두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그 반대"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퇴직연금 가입 근로자의 약 50%가 1년 안에 이직 또는 실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 회장은 "회사가 퇴직연금 제도에 가입했다고 하더라도 이직 또는 실직 과정에서 IRP로 옮겨진 퇴직금을 근로자들이 그냥 찾아 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방 회장은 이에 따라 중소기업 근로자를 위한 기금형퇴직연금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소(영세) 기업근로자들은 노후소득 보장이 취약하고 노후빈곤위험이 높다"며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특성에 맞는 형태의 퇴직연금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방 회장은 "고용노동부 담당자들과 연금학회 등을 중심으로 기금형 도입을 놓고 논의가 한창"이라며 "기금형태는 지배구조 형태와 연결되는데 계약형, 회사형, 신탁형으로 갈 지 등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방 회장이 이날 IRP를 작심하고 비판한 것은 잦은 일시금 인출로 퇴직연금의 노후소득 보장 기능이 약화되고 있는 허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지명 기자 sjm070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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