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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1.50%]가계 '빚'보다 '메르스' 공포가 더 커…경기방어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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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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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구채은 기자] 한국은행이 3개월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하한 것은 엔저와 메르스 악재에도 성장률을 방어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엔화약세에 수출지표가 악화됐고 5월 소비지표가 부진했을 때만해도 한은은 폭증하는 가계부채를 우려하며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전혀 예상치못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란 돌발변수가 터졌고, 결국 금리 인하로 이어졌다.

◆성장률 2%대 추락 막자…경기 방어 총력전
이번 금리 인하는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3%의 성장률을 지키겠다는데 방점을 찍고 있다. 한은은 지난 4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국내 총생산(GDP) 성장률을 3.1%로 수정하면서 2분기부터 점진적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올 하반기 성장률을 3.4%로 잡은 것도 그래서였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경제 성적표는 이같은 예상과는 정반대로 움직였다. 우선 내수의 가늠자 역할을 하는 신용카드 사용액의 증가세가 꺾였다. 4월 카드 국내사용액은 15.4%(이하 전년 동월 대비) 늘었지만 5월에는 카드 사용액 증가율이 4월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7.1%에 그쳤다. 메르스 여파가 본격화되고 있는 이달 카드 사용액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수출은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가장 나빴다. 5월 수출은 423억92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0.9% 감소했다. 이는 2009년 8월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경제성장과 직결되는 취업지표는 더 암울하다. 지난달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9.3%로, 5월 기준으로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이같은 상황에서 불거진 메르스 사태는 결정타였다. 6월 첫주 백화점 매출액은 메르스 발생 전인 5월 1~2주 평균 대비 25% 감소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16.5% 줄었다. 메르스의 공포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게 낫겠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 확산 당시에도 비슷한 일은 있었다. 한은은 그해 5월 사스 때문에 올해 성장률이 3%대로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며 콜금리(현 기준금리) 목표수준을 4.25%에서 4.0%로 0.25%포인트 내렸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 연구위원은 "메르스란 복병까지 등장하면서 2분기 성장 흐름이 예상보다 더 위축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수요위축에 따른 경기침체가 심화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해석했다.
◆가계부채 뇌관 터지나

지난 3월 기준금리 인하 후 가계부채가 폭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금리 인하의 적절성 논란은 거세질 전망이다. 1분기말 기준 1100조원에 육박한 가계대출은 2분기 들어서도 급증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4월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전달보다 8조5000억원 늘었고 5월 역시 7조3000억원이 증가했다. 문제는 가계대출의 급증을 주도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과 연계된 부동산 시장이 비수기에도 꺾일 기세를 보이지 않는다는데 있다. 정부는 여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지만 올해 중 미국이 금리를 인상해 시중금리가 오르면 한계 가계들의 도미노 도산 사태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자본유출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소비심리 회복을 위해 단행한 기준금리 인하가 되레 소비 절벽 사태와 함께 금융시장 붕괴를 불러올 수도 있게 된다.

한은의 이번 금리 인하 효과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신성환 금융연구원장은 "3%대 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금리인하로 인한 환율효과로 0.1%의 성장 제고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했다. 반면 윤석헌 숭실대 교수는 "원화약세를 지속해 수출에 도움을 주겠다는 의미로 해석되지만 가계부채 급증과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자본 유출 등에 대한 부작용은 오히려 커졌다"고 평가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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