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이번 메르스 메르스 사태는 2003년 캐나다의 사스 유행과 매우 비슷한 양상이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캐나다의 경우에도 해외 여행을 다녀온 첫 확진자로부터 확산이 시작됐다. 중국 광동성 지역에서 사스 환자를 치료하던 중국인 의사가 홍콩에서 묵었던 호텔에 함께 투숙한 손님 중 한 명이 캐나다의 첫 환자(Index Case, 78여)다.
홍콩 여행을 마친 이 여성의 귀국으로 사스가 급격히 확산됐고, 넉달 간 2차례의 걸친 대규모 발병으로 400명 가까이 감염돼 44명이 숨졌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여행자제 권고가 내려졌고, 국가 경제는 파탄 직전까지 내몰렸다.
캐나다의 1차 유행은 2003년 4월 말께 종료됐다. 2003년 2월23일 최초 확진자가 입국한지 두 달여만에 종식된 것이다. 4월20일 이후 잠복기의 두 배인 4주간 신규 감염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으면서 그해 5월 초까지 “사스 유행은 끝났다”고 여겨졌다. 그 결과, 병원에선 감염병 보호장구을 벗어던졌고, 병원 방문 제한 조치도 다시 풀리는 등 감염병 통제가 느슨해졌다.
하지만 같은해 5월23일 신규 사스 의심환자 5명이 나왔고, 이들로 인해 2차 유행이 다시 시작됐다. 이들 중 한명이 사스가 종료된 이후 1차 유행의 근원지가 된 병원에 입원했고, 이 때 보건당국이 발견하지 못한 감염자 8명이 이 병원에 남아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캐나다에선 6월9일까지 79명이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높은 수준의 방역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계보건기구(WHO) 합동평가단은 물론 최근 방한한 마가렛 챈 WHO 사무총장도 "한국의 메르스에 대한 강력한 통제가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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