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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디폴트·그렉시트 우려 증폭…유로 창설 최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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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유로존 GDP 비중 2%도 안되지만 그렉시트땐 충격파 클 듯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그리스가 채무불이행(디폴트)과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에 한걸음 더 가까워지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시한인 30일(현지시간) 이전에 협상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는 이제 그리스의 붕괴로 귀결되고 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는 27일 새벽 긴급 TV 연설을 통해 채권단 협상안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 시행을 발표해 충격을 줬다. 이후 유럽중앙은행(ECB)이 뱅크런에 시달리고 있는 그리스 은행을 추가 지원하지 않겠다고 압박했고 그리스는 28일 결국 은행 휴무와 증시 휴장을 결정했다.
그리스의 디폴트는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 당장 30일 국제통화기금(IMF)에 15억5000만유로를 상환해야 하지만 돈이 없다. 그리스가 IMF에 빚을 갚지 못해도 당장 디폴트에 빠지는 것은 아니다. IMF는 회원국의 부채 상환 실패를 디폴트가 아닌 '체납(arrears)'으로 규정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들도 민간 채권자에 부채를 상환하지 못할 때만 디폴트로 정의한다.

IMF에 빚을 갚지 못해도 그리스는 IMF 회원 자격을 유지할 수는 있다. 쿠바·짐바브웨가 이런 경우다. 하지만 그리스는 밀린 빚을 갚을 때까지 IMF로부터 어떤 자금 지원도 받을 수 없게 된다. 구제금융 협상과정에서 그리스 은행들이 거의 유일하게 의존해 온 ECB의 긴급유동성지원금(ELA)이 끊길 경우 은행권 시스템이 붕괴되면서 국가가 마비되는 상황도 불가피하다. ECB는 28일 정책위원회를 열고 그리스 은행권에 대한 ELA 금액 한도를 현행 수준(890억유로)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그동안 그리스가 요청할 때마다 꾸준히 한도를 높여왔던 것과 다른 것이다

그리스의 부채 상환은 다음 달에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 7월 10일과 17일에는 각각 20억유로, 10억유로의 국채 만기가 돌아온다. 13일에는 IMF에 다시 4억5000만유로를 갚아야 하고 20일에는 ECB에 35억유로를 상환해야 한다. 그리스는 올해에만 250억유로가 넘는 빚을 갚아야 하며 이후 2054년까지 매년 50~100억유로에 달하는 돈을 상환해야 하는 일정이 빡빡하게 잡혀있다.
그리스 정부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국민투표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그리스내 여론을 고려할 때 일단 투표가 치러지면 채권단이 제시한 협상안에 대한 찬성이 나올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현지 일간 프로토테마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57%의 응답자들이 채권단 안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9%만이 그렉시트를 지지했다.

투표결과가 찬성으로 나오면 지난 5개월간의 구제금융 협상을 주도한 치프라스 내각 사임과 조기총선에 의한 새정부 구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국제채권단은 새정부와 협상을 이어가야 한다. 그렉시트 우려는 덜겠지만 그리스의 정치·경제 혼란이 수습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 사태가 진정되지 못하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은 창설 16년만에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그리스가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도 채 안되지만 그렉시트 여파는 유럽 전역을 흔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2011년 남유럽발 재정위기를 힘겹게 극복하면서 정치적, 경제적 통합을 시도해 온 유로존에 균열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그리스 위기는 유로화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 추락을 의미한다"면서 "이는 유로존 동맹을 파괴하는 매우 극적인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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