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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삐걱대는 멕시코의 '에너지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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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유전 경매 실적 저조…정유사들 "얕은 바다 꺼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멕시코가 에너지 개혁의 일환으로 실시하는 유전 경매가 첫 단계부터 삐걱대고 있다. 일명 '개혁전도사'로 불리는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의 개혁 드라이브에 제동이 걸릴 여지가 높아졌다.

블룸버그통신은 15일(현지시간) 멕시코 정부가 멕시코만의 14개 광구에 대한 경매를 실시한 결과, 외국계 기업들이 입찰의향을 표한 광구는 단 2개(14%)뿐이었다고 보도했다. 전체 14개 광구 중 적어도 3분의 1이 낙찰될 것으로 기대한 멕시코 정부의 기대를 크게 하회한 것이다.
멕시코 정부가 경매를 실시한 것은 외국 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해서다. 멕시코는 1938년 석유산업을 국유화하고, 국유 정유사인 페멕스가 석유 생산을 독점토록 해 그동안 약 80년간 외국 기업들이 자국의 유전 광구에 접근하는 것을 막아 왔다.

하지만 기술력 부족으로 인해 풍부한 유전 자원을 갖고 있음에도 이를 탐사·시추할 수 없게 되자, 산유량은 2004년 하루 350만배럴에서 2010년 250만배럴로 줄었다.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히는 산유국이 해외에서 석유를 수입해 사다 쓸 판이 됐다. 페멕스의 방만한 경영과 부정부패도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 2013년 취임한 니에토 대통령은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취임 초기부터 과감한 에너지 개혁의 필요성을 외쳤다. 유전 광구 경매 역시 개혁안에 포함된 주요 정책 중 하나다. 에너지 시장 개방을 통해 원유생산을 늘리고, 덧붙여 외국인 투자 효과를 바탕으로 경기까지 부양하겠다는 것이었다.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은 에너지 개혁법 시행으로 멕시코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오는 2018년까지 500억달러(약 50조80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기대감은 높았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 16개국의 회사들이 앞다퉈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표현해 왔다. 미국의 엑슨모빌과 셰브런, 호주의 BHP 빌리턴, 인도의 ONGC 비데쉬, 러시아의 루코일, 프랑스의 토탈, 중국의 넥센이 단독 입찰을 시도했으며 일부 업체는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키로 했다.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전혀 달랐다. 투자자들이 몰려 적어도 광구 5개 정도는 거뜬히 낙찰될 것이라는 멕시코 정부의 기대를 배반하고 2개 광구에만 입찰 신청이 몰렸다.

이유는 멕시코 정부가 매각하려는 광구가 외국 업체들에게 그리 매력적이지 않다는 데 있었다. 광구의 수심이 얕았기 때문이다. 빈센트 피아자 블룸버그 애널리스트는 "수심이 얕은 광구는 언제나 투자자들의 흥미를 크게 끌지 못했다"며 아직 경매에 오르지 않은 수심이 깊은 광구가 더 매력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멕시코가 에너지 산업 활성화를 위해 장기적인 과정을 밟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이런 일이 더 생겨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잡음은 향후 니에토 대통령이 에너지 개혁을 추진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니에토 대통령의 지지율도 집권 3년차로 접어들면서 점차 하락하고 있다. 지난달 진행된 중간선거에서 그가 이끄는 집권 여당인 제도혁명당은 압도적인 승리 대신 간신히 과반에 턱걸이하는 데 그쳤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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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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