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2005년 7월 21일 달러페그제를 폐지하고 위안화 가치를 한 번에 2.1% 절상하는 것을 시작으로 통화바스켓에 연동한 관리변동환율제를 도입했다. 글로벌금융위기로 인해 2008년부터 2010년 환율을 달러당 6.83위안에 고정 시키며 잠시 페그제를 유지한 적도 있지만 이후 위안화 하루 변동 허용폭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며 환율 결정을 시장에 맡기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다.
환율제도를 개혁한지 10년을 맞이한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는 냉정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중국이 페그제를 폐지한지 10년이 됐지만 여전히 정부가 인민은행을 통해 강력한 환율 통제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단적인 예로 지난 5월 이후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아시아 주요국 통화가치가 달러 대비 3% 이상 떨어지는 변화를 겪었지만 중국은 정부의 환율시장 개입 영향으로 0.01% 하락하는데 그쳤다.
쿤 고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선임 외환 투자전략가를 비롯한 일부 외환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위안화를 두고 현재의 중국 환율정책이 페그제를 채택했던 10년 이전 상황과 달라진 게 없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WSJ은 중국이 위안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바스켓 편입을 시도하면서 정부가 의도적으로 위안화의 안정적 흐름을 조장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환율의 안정적인 흐름도 중요하지만 환율정책의 투명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만만찮다.
제이컵 루 미 재무장관은 지난달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IMF가 위안화의 SDR바스켓 편입 여부를 결정하기 앞서 중국 환율정책의 투명성 여부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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