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규 합참 공보실장(대령)은 이날 북한군의 포격 도발 이후 언론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고 "도발 상응 지역에 155㎜ 자주포탄 20여 발을 대응 경고사격했다"고 말했다.
전 대령은 "우리 군은 즉각 경계태세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하고,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추가 도발시 강력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만반의 태세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우리 군의 확성기 방송을 조준해 타격하겠다는 의지는 이미 선고포고 해온바 있다. DMZ 지뢰 도발을 계기로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북한군전선사령부가 지난 15일 공개경고장을 통해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무차별타격하겠다"고 경고했다. 선전포고를 한지 닷새 만에 도발을 강행한 것이다.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 그 어느때보다 체제 결속을 강조하고 있는 이 때 최고지도자의 치부를 담은 내용이 젊은 군인들에게 적나라하게 전달되고 향후 제대 군인들을 통해 북한 사회 깊숙이 전달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컸을 것으로 보인다. 대북 심리전에 유독 민감한 북한은 이미 작년에도 조준사격 예고 이후 군사적 도발을 실행했다.
북한은 2014년 10월 10일 경기 연천군 태풍전망대 인근 비무장지대에서 탈북자 단체가 대북전단 풍선을 날려보내자 풍선을 향해 13.5mm 고사총을 10여 차례 발포했다. 이에 앞서 북한은 수차례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군사적 대응을 수차례 공언해 왔다.
북한은 남측이 확성기 심리전을 중단할 때까지 군사적 도발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를 방치할 경우 앞으로 남측에서 대북방송과 대북전단 살포 등 최고존엄을 향한 심리전이 확대될 것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특히 북한은 이번 포격으로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상태가 격화되더라도 '잃을 것이 없다'는 정치적 판단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번 포사격처럼 전면전을 불러올 수 있는 군사적 도발을 자제하면서도 남측의 심리전이 중단될 때까지 부분적 군사도발로 한반도 긴장상태를 장기적으로 끌어갈 가능성이 크다.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이 장기화했을 때 남측의 경제상황이 더 불안정해지고 사회적 불만도 나올 수 있지만 북한으로서는 이미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잃을 것이 없다는 '이판사판'의 입장으로 대응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실제 북한은 포격 도발 이후인 오후 5시께 서해 군 통신선을 통해 보내온 총참모부 명의 전통문에서 "대북 심리전 방송을 중지하고 장비를 철거하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을 개시하겠다"고 위협했다.
김양건 북한 노동당 비서도 오후 4시 50분께 김관진 청와대 안보실장 앞으로 서한을 보내 "남한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선전포고"라고 주장하고, 이를 중단하는 실천적 조치를 요구하면서 군사적 행동을 위협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