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손보사도 "손해율ㆍ영업적자 심각…특약 확대 등 인상 불가피"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자동차 보험료가 들썩이고 있다. 내년부터 고가 수입자동차의 보험료 할증이 시행됨에 따라 일반 국산차의 보험료 인하 효과가 예상됐지만 중소형 손해보험사들은 지난 1일부터 잇따라 보험료를 인상했다. 대형 손보사들도 특약 등을 통한 보험료 인상을 검토 중이다. 들썩이는 보험료에 자동차 보험 가입자들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수입차 보험료 오르면 국산차 인하되나= 보험료가 최고 15% 오르는 대상은 수리비가 150%를 초과하는 수입차 38종, 국산차 8종 등 총 46종이다. 금융당국은 수입차 보험료 인상과 렌트비 제도 개선 등으로 연간 2000억원 정도의 보험금이 절감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즉 수리비가 많이 나오는 고가 차량은 그만큼 더 많은 보험료를 부담하게 되고 반대로 수리비가 적게 나오는 저가 차량은 그만큼 보험료를 적게 부담하게 되는 구조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내년에 고가 수입차에 대한 보험료율이 올라가면 상대적으로 저가 국산차에 대한 보험료 인하 효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 고가 수입차 보험료 인상 정책이 정착되기 시작하면 저가 국산차 보험료 인하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화재보험은 지난 1일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평균 2.9% 인상했다. 롯데손해보험도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평균 5.2% 인상하고 업무용과 영업용은 각각 평균 7.4%, 6.6% 올렸다. 흥국화재보험은 개인용과 업무용을 각각 평균 5.9%, 4.3% 올렸다. 한화손해보험도 오는 11일부터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평균 4.8% 인상할 예정이다.
◇대형 손보사들도 보험료 올리나=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등 대형 손보사들도 특약 확대 등을 통한 보험료 인상을 검토 중이다. 자동차 보험 손해율과 영업적자가 심각한 상황에서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손보사의 자동차 보험 손해율은 2009년 73.8%에서 2013년 78.2%, 지난해 80.1%로 증가했다. 영업적자도 지난해 1조원을 넘어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형 손보사들의 경우 내년 이후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형 손보사들이 잇따라 보험료를 올리는 상황에서 대형 손보사들까지 동참할 경우 자칫 역풍이 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손보사의 경우 보험료 인상에 대한 파급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면서 보험사별로 순차적으로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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