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바타클랑 극장에서 발생한 테러에서 죽은 척하는 기지를 발휘해 죽음을 피한 이자벨 보더리가 페이스북에 당시 입었던 피묻은 티셔츠를 올렸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남매가 각기 다른 테러 장소에 있다가 무사히 생존한 사연을 전했다. 프랑스 축구 대표팀의 앙투안 그리즈만이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에서 독일 대표팀과 친선경기를 하고 있던 시각, 그리즈만의 친누나 마우드는 이번 테러 중 가장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바타클랑 극장에서 공연을 보고 있었다.
행운은 모두의 편이 아니었다. 이날 경기에 그리즈만과 함께 출전했던 프랑스 대표팀 미드필더 라사나 디아라는 이번 테러로 사촌을 잃었다.
긴박했던 테러 현장에서 순간적인 기지를 발휘해 목숨을 구한 사연도 전해졌다.
역시 바타클랑 극장에 있었던 관객 이자벨 보더리는 자신이 살아 돌아온 경위를 페이스북에 올렸다. 그는 "피를 흘리는 낯선 사람들 위에 한 시간가량 숨을 죽이고 죽은 듯이 누워있었다"며 "테러범들은 독수리처럼 시체 사이를 배회했다"고 술회했다. 보더리가 사건 당시 입었던 피에 얼룩진 티셔츠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자 100만명 이상이 좋아요(Like)를 눌렀다.
여자친구와 다투는 바람에 테러를 피한 사연도 있었다. 캉탱 봉가르는 여자친구와 함께 테러가 벌어진 한 식당에 갔다가 서로 말다툼했다. 그리고 불과 얼마 후 총탄이 날아들어 식당을 서둘러 떠나 목숨을 구했다. 봉가르는 "이번 테러 장소들은 모두 내가 자주 가는 곳이라 정말 무섭다"고 말했다.
한편 프랑스 경찰은 테러 현장에서 사망한 용의자 7명 중 1명은 프랑스 교외에 거주하는 알제리계 이슬람 신자이며, 2명은 벨기에에 거주한 프랑스인, 다른 2명은 최근 그리스를 통해 유럽에 들어온 난민으로 파악했다. 또다른 용의자 한 명에 대해서는 국제적 수배령을 내렸다.
이번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테러로 인해 현재까지 파악된 희생자는 사망자 129명, 부상자 352명이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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