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0억원대 알짜 사업 뺏긴 SK, 면세시장서 23년만에 철수
그럼에도 불구, 시장 전망은 낙관적 "전체서 차지하는 비중 크지 않아"
향후 차 비즈니스 집중 전망…워커힐점은 호텔 컨벤션 변경 가능성 점쳐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SK네트웍스는 23년만에 면세점 사업에서 철수하게 됐다. 워커힐 면세점 특허권 갱신에 실패하면서 1000억원을 들여 공사에 들어간 면세점 공간을 내년 5월까지 비워야 된다. 지난해 매출기준 2610억원의 알짜 사업에 맞먹는 신 수익원도 찾아야 한다. 여기에 면세점 소속 직원 200여명의 고용 보장 대책도 강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박종렬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18일 "SK네트웍스가 면세점사업에서 철수해도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5%로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SK네트웍스의 지난해 기준 면세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632억원과 108억원으로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의 비중은 각각 1.2%, 5.4%에 불과하다.
박 연구원은 SK네트웍스가 유통(정보통신, 에너지)의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확보하고 있고, 소비재 부문인 카 비즈니스(렌터카ㆍ경정비), 워커힐(호텔ㆍ카지노), 패션 등을 확장해 가고 있다고 판단했다.
서영화 교보증권 연구원도 "내년 5월 면세점 사업 종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대해 볼 것은 많은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향후 성장 동력이 될 카-비즈니스 부문이 렌터카 사업을 필두로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반하고 있는데다 기존 유통 사업인 상사 부문은 고마진 이란향 물량 거래 재개에 따른 수익성 회복이 4분기부터 재개될 예정이라는 판단에서다. 또 에너지부문 역시 시장 정상화 및 시장점유율(MS) 회복에 따른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동반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전망의 이유로 제시했다.
서 연구원은 "전사적으로는 1조원 이상의 현금 여력을 이용한 인수합병(M&A) 혹은 신사업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고 기존 워커힐 면세점 부지를 이용한 신사업 역시도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허민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신세계, 두산 등이 기존 탈락 면세점의 고용을 승계하기로 했기 때문에 퇴직금, 재고 손실 등 면세점 사업 정리 관련 비용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허 연구원은 또 호텔 연회장을 면세점으로 리노베이션해 면세점 면적을 기존 1200평에서 3000평으로 확장한 바 면세점 공간은 다시 연회장으로 재변경해 호텔 영업실적을 증가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민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면세점 예정 공간은 향후 호텔 컨벤션센터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나친 우려는 할 필요 없다"며 "다만, 면세점 사업철수에 따른 비용을 감안하면 2016년 상반기까지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장기적으로 면세점 사업권을 반납하면서 새로운 성장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기영 SK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꾸준한 투자를 통해 성장동력으로 육성해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소비재산업으로 사업의 무게중심을 이동하려 했던 SK의 전략적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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