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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춧값의 이면]"출고단가 겨우 맞추는데…"가격 왜곡 주범 논란에 억울한 중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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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왜곡 주범으로 꼽히는 중간 유통상인
"고정 거래처에 납품할 물량도 못 대는 처지..우리 아니면 원가 더 올랐다"
위험부담 안고 배추 키우는데 무조건 폭리 취하는 것 비춰져 억울

7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운송업자들이 경매에 들어갈 배추들을 실어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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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배추가 나지 말라고 한 것도 아닌데 배춧값만 오르면 왜 우리가 욕 먹어야 합니까. 물량이 없으면 가격이 오르는 건 당연한건데 우리도 출하량이 줄어들어 고민입니다. 우리도 피해자라구요."

7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 청과동에서 만난 한 중간거래자(산지유통인)는 한숨을 내쉬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배춧값이 올라도 출하량이 적어 걱정"이라며 "작년, 평년보다도 40%정도 출하량이 감소해 고정 거래처에 납품해야 할 물량도 못 대게 생겼다"고 울상지었다.
일반적으로 배추 유통구조는 생산자(농가), 중간거래자, 도매시장 혹은 식당ㆍ공장 등의 고정거래처, 소비자 등의 순으로 거래된다. 여기서 중간거래자는 산지유통인을 일컫는데, 산지유통인이 배추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농가는 배추를 심고 10여일 가량 키운 후 산지 유통인에게 넘긴다. 일명 '밭떼기'(포전매매)다. 밭떼기는 기후에 따라 출렁이는 생산량 및 가격으로부터 피해를 막고, 농가의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하기 위해 태동한 유통거래 구조다. 농가는 배춧값 등락에 관계없이 고정적인 수입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7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한 상인이 팔 배추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문호남 인턴기자)

7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한 상인이 팔 배추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문호남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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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이유에서 배추시세와 밀접한 상관이 있는 사람이 산지유통인이다. 산지유통인은 최고가 기준 농가로부터 평당 1만2000~1만3000원에 넘겨받은 배추를 60~70일 정도 키워서 시장에 내다판다. 한평당 생산되는 배추는 7~8포기가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에는 절반가량인 4~5포기로 급감했다. 1포기당 밭떼기로 소요되는 비용도 4배 가까이 오르게 됐다. 배춧값이 5000~6000원에 거래되던 때는 밭떼기비용이 1000원 미만이었으나, 출하량이 줄어들면서 3000원 이상으로 급등한 이유에서다.

이외에도 생산비, 출하비, 운반비, 토지이용료 등이 추가로 소요된다. 현재 최고가 기준 배추 1포기 가격이 2만50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산지유통인의 손에 쥐어지는 돈은 배추 1포기당 6000원 미만으로 추산된다.
가락시장 관계자는 "밭떼기는 출하량 가늠이 불가능해 배춧값 시세와 관계없이 연중 비슷한 가격에 거래된다"며 "얼마나 출하되는냐에 따라 가격차가 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산지유통인은 자체 비용을 들여 배추를 키워 출하가 잘 안될 수도 있다는 위험부담을 떠안고 배추농사를 짓기 때문에 위험에 대한 대가를 받는 것"이라고도 했다. 최근처럼 배추가격이 올랐을 경우 수혜를 입고, 배추 가격이 폭락했을 경우에는 피해를 본다는 얘기다.

올해와 같이 배추 출하가 급감할 경우에는 가격이 올라도 최대 수혜를 입는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현재는 배추가 100이 생산돼야 할 것이 60정도 출하되기 때문에 배춧값이 올라도 총 소득이 크게 증가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또 다른 산지 유통인은 "배춧값이 오르면 항상 유통구조가 문제라고 지적되면서 중간거래자로 꼽히는 우리(산지유통인)가 가격을 부풀리는 것처럼 보여 억울하다"며 "밭떼기 하지 않고 농가가 처음부터 끝까지 배추를 경작했을 경우에는 원가는 더 올랐을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또 "산지유통인이 여러 농가를 관리하면서 단가를 낮춘 것"이라면서 "우리 나름의 역할이 있기 때문에 농림축산식품부도 필요성을 인정, 허용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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