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 '붉은 열매의 너무 쪽', 소설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등
◆붉은 열매의 너무 쪽 (권주열 지음/파란/1만원)=권주열 시인의 세 번째 신작 시집. 지면마다 생경한 문장들과 장면들로 가득하다. 그러나 독자가 그의 시집을 찬찬히 읽다 보면 그 낯섦이 사라지고 통상적인 문법과 사전적인 의미에서 탈주한 언어의 너울 속을 시인과 더불어 맘껏 유영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허만하 시인은 권주열 시인의 시에 대해 “새로움과 독창성이 잘 구별되지 않는 작금의 시적 환경에서, 실험성이란 구호를 내세우지 않는 무거운 시 쓰기를 자각적으로 사는 한 시인의 역설적으로 싱싱한 에너지의 응집과 그 언어의 묵직한 결을 정직하게 드러낸다.”고 평했다.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이사카 고타로 지음/최고은 옮김/현대문학/1만3800원)=연작 단편 형식의 연애소설. 단편 여섯 편을 수록했다. 이 작품집에는 이사카 고타로의 소설에 빈번히 등장하는 영웅이나 초능력자, 강도 같은 인물과 기상천외한 설정이 없다. 대신 ‘작은 밤의 음악’이라는 제목처럼 보통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엮어 가는 만남과 그에 따른 크고 작은 에피소드를 적어나갔다.
◆언니, 같이 가자! (안미선 지음/삼인/1만4000원)=오랜 시간 다양한 여성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기록해온 작가의 새로운 작품.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성매매방지중앙지원센터가 성매매 피해 여성에 대한 자활지원활동을 기록하기 위해 기획했다. 저자는 전국에 흩어져 활동하는 활동가 열세 명을 만나 어떻게 활동을 시작하게 됐는지부터 하나하나 들었다. 인터뷰이들 중에는 성인 성매매 피해 여성을 지원하는 활동가도 있고, 성매매 피해 청소녀들을 지원하는 학교에서 동분서주하는 활동가도 있다. 이 책의 무대는 전국 방방곡곡이다. 그만큼 성매매 문제가 대한민국 일상 속에 자리 잡은 고질적인 문제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따뜻한 나라의 북극곰 (김명석 지음/비룡소/1만1000원)=추운 나라에서 따뜻한 나라 어느 한 가정에 입양된 북극곰은 외롭고 고독한 나날을 보낸다. 생김새가 달라서인지 다들 북극곰을 피하고 다가오질 않는다. 이에 상처 받은 북극곰은 더욱 더 외로워지고 오로지 다시 추운 나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길 잃은 작은 새를 만난다. 북극곰은 먼저 살짝 손을 건네 같이 작은 새의 집을 찾아 나선다. 또 우연히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밀짚모자 소년에게도 건너오라고 먼저 손을 내밀면서 조금씩 타인과 세상에 대해 꽁꽁 닫혔던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밀짚모자 소년 그리고 작은 새와 함께 하는 짧고도 긴 여정을 통해 북극곰은 타인을 이해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조금씩 스스로 배우고 깨달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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