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창고형 할인매장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던 명품이 판매 부진에 '퇴출 대상'으로 몰렸다. 해외 직접구매(직구) 확산으로 가격 메리트가 떨어지면서 수요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지난해 8월부터 명품을 빼기 시작해 연말엔 판매를 아예 종료했다"며 "장사가 잘 안 돼 병행수입 업체들과의 계약을 해지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빅마켓은 구찌ㆍ루이비통ㆍ샤넬ㆍ프라다ㆍ페라가모 등 명품 브랜드 제품을 병행수입 업체들을 통해 확보해 국내 공식 매장 가격보다 최고 30% 정도 싸게 판매했다. 품목도 가방, 선글라스, 지갑, 벨트 등으로 다양했다. 빅마켓이 영업을 시작한 이후 명품 매출액은 직구 활성화, 불황 등에 점차 내리막길을 걸었다. 판매 종료 직전에는 빅마켓과 병행수입 업체들 모두 '더 이상은 수지타산을 맞출 수조차 없다'고 판단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다고 빅마켓 측은 설명했다.
이마트의 창고형 매장 트레이더스도 판매 종료만 하지 않았지 사정은 비슷하다. 다양한 명품 브랜드 제품을 팔며 종종 대대적인 할인 이벤트를 열어도 매출은 지지부진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2010년 11월 트레이더스 영업 시작 후 명품 매출이 늘지도 줄지도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명품의 경우 주력이 아닌 구색 상품으로 일부 판매하는 상황"이라며 "매출 기여보다 고객들 눈길을 끄는 역할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빅마켓, 트레이더스 등 국내 업체들은 창고형 매장의 원조격인 미국계 코스트코를 본떠 명품을 판매했다. 매장에 유리 진열장을 설치하고 명품 가방 등 잡화 제품을 진열하거나 아예 판매대에 올려놓은 뒤 소비자들이 직접 만져보고 살 수 있도록 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