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문제원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와대 압수수색과 박근혜(직무정지)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를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혔다. 청와대는 특검의 경내 진입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특검은 의무실, 경호실 등 혐의 관련 장소는 모두 압수수색하겠다며 의지를 내비쳤다.
이규철 특검보(대변인)는 2일 "관련법에 따라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할 것"이라며 "청와대 압수수색은 어려운 점이 있는 만큼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을 예측해 상황에 따라 적절히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검과 청와대가 엇갈린 반응을 내놓으면서 충돌은 불가피해졌다. 앞서 이날 오전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압수수색을 위한 청와대 경내 진입은 불가하다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특검은 청와대 압수수색을 이르면 이번주 중 마무리한 뒤 조만간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 특검보는 대면조사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지는 것이냐는 질문에 "상황에 따라 대면조사가 가능한 방향으로 (일정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유동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대면조사 비공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상황에 따라서는 대면조사가 중요하기 떄문에 비공개도 가능하다"고 답했다.
청와대는 지난번 검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청와대 압수수색 시도 당시 형사소송법 110조를 근거로 불승인사유서를 낸 바 있다. 형사소송법 110조에는 군사상 비밀 유지가 필요한 장소의 경우 책임자의 승낙 없이는 압수수색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치는 경우가 아니면 압수수색을 거부하지 못하게 돼 있다. 당시 청와대는 검찰의 압수수색을 거부하고 자료를 임의 제출했다.
특검의 압수수색도 같은 절차를 밟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가 경내 진입 자체를 불허하고 있지만 특검은 청와대 경내에 수사팀이 들어가 필요한 자료를 수색하고 압수하는 일반적인 방식의 영장 집행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압수수색을 시도하는 당일 양측의 충돌이 예상된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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