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ㆍ달러 환율은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일 대비 11.3원 떨어진 1146.8원에 마감했다. 1150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약 3달만으로, 미 대선이 있었던 작년 11월8일(1135.0원, 종가기준) 이후 최저가다. 3일은 원화강세가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지만 보합권에 머물러 안심할 정도는 아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고 약달러 기조가 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4월중 예상되는 미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환율조작국 지정 이슈가 커다란 정점으로 부상할 여지가 높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문제는 이 같은 추세가 지난해 4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우리 수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11.2% 늘어난 403억달러로 3개월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4년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 증가세다. 하지만 원화강세는 국내 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수출 악재로 여겨진다.
G2 간 환율전쟁의 여파로 위안화 가치가 오를 때 한국이 입을 간접피해도 우려된다. 이시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원화와 위안화의 가치가 달러화 대비 각각 10% 절상되고 중국 성장률이 1% 포인트 낮아지면 우리 경제성장률은 0.4∼0.6% 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달러 약세로 인한 원ㆍ달러 환율하락이 일시적 요인에 의한 것 일뿐, 중장기적으로 달러 강세가 될 것이란 목소리도 높다. 채희봉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올해 (수출전망이) 1분기까지는 긍정적이지만 그 이후에는 통상 환경과 관련된 변수들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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