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정월대보름(11일)에는 예로부터 오곡밥을 지어 먹으며 한 해의 액운을 막고 풍요를 기원해왔다.
다섯 가지 잡곡을 섞어 지은 오곡밥에 들어가는 잡곡은 일반적으로 찹쌀, 차조, 찰수수, 찰기장, 붉은팥, 검은콩 등을 들 수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찹쌀은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 건강에 좋고 비타민 E를 함유하고 있어 피부 노화 예방에 도움이 된다.
조와 기장은 베타카로틴이 풍부하고, 쌀에 부족한 식이섬유와 무기질, 비타민이 많이 들어있다.
수수는 폴리페놀 성분이 높아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고, 혈당조절 기능을 하기 때문에 고혈압과 당뇨 등 생활습관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
농진청은 최근 잡곡품종 중 찰기가 있어 오곡밥에 적합한 품종을 개발했다.
조 '황미찰'과 기장 '금실찰'은 찰성을 지닌 노란색의 잡곡으로서 칼슘과 식이섬유 함량이 높고, 쌀밥에 넣었을 때 찰진 식감과 노란색이 잘 어울린다.
수수 '남풍찰'은 폴리페놀 등 항산화성이 높을 뿐 아니라 재해에 견디는 힘이 강해 재배가 쉽고, 팥 '아라리'는 향과 맛이 좋은 신품종으로 밥에 넣었을 때 붉은 색감이 잘 드러나 오곡밥에 풍미를 더할 수 있다.
또 오곡밥과 함께 잡곡으로 만든 한과나 강정으로도 잡곡의 영양성분을 그대로 섭취할 수 있다.
잡곡한과는 한과 겉면에 있는 쌀 튀밥 대신 기장이나 수수 등 잡곡을 입힌 것이며, 잡곡강정은 잘 말린 찹쌀, 콩, 수수를 기름에서 바삭하게 튀겨내 설탕과 현미유, 물엿을 끓인 바탕에 다진 견과와 튀긴 곡물을 섞어 굳혀 만든 것이다.
오인석 농진청 밭작물개발과장은 "오곡밥은 겨울철 부족하기 쉬운 영양소를 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한 선조의 지혜가 담긴 색깔먹거리"라며 "평상시에도 잡곡 섭취를 늘려 식단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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