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구속기소)씨가 9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자진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그동안 특검 수사에 비협조로 일관하며 두차례 체포됐던 최 씨는 이번에는 체포영장 없이 특검에 나타났다.
특검은 최 씨를 상대로 삼성그룹으로부터 대가성 자금을 수수했다는 뇌물수수 혐의 등에 대해 조사를 할 예정이다. 특검이 최 씨에게 뇌물죄 관련 조사를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 씨가 체포영장없이 자진출석하는 만큼 혐의를 특정하지 않고 조사할 수 있으나 뇌물죄 관련 조사가 핵심 수사 사안인 만큼 비중이 클 것으로 보인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서도 이날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지난 7일 돌연 자진 출석 의사를 밝혀 급히 계획을 수정했다. 특검 관계자는 "재판일정을 고려해서 소환일자를 잡고 통지했는데 이전과 달리 갑자기 소환에 응한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 씨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진술거부권이 보장되고 변호인 참여가 보장되니까 자유롭게 진술할 수 있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보고 나가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처럼 묵비권을 행사할 것인가에 대해 이 변호사는 "최 씨가 조사 분위기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최 씨가 갑자기 소환에 응한 것에 대해 특검의 뇌물죄 관련 수사 상황을 판단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뇌물죄와 관련해 특검이 확보한 증거 및 진술, 수사 진척 상황 등을 파악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이에 최 씨가 묵비권을 행사하며 수사팀과 '탐색전'을 벌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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