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정현진 기자] 청와대가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사전 정보유출'을 주장하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9일 대면조사를 갑자기 거부한 걸 두고 특검이 강경하게 맞서는 모습이다. 청와대의 입장 변화가 없는 한 조사 자체에 매달리지 않겠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조사 일정을 새로 잡기 위한 양 측의 물밑 조율은 중단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특검은 이날 오후 2시 30분 정례브리핑에서 청와대의 주장에 대한 입장과 사실관계 등을 밝힌다는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특검은 박 대통령 측과 대면조사 일정 및 장소 등을 조율해왔던 과정을 공개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또 대면조사와 관련해 약속과 규정을 위반한 일이 없음을 분명하게 밝힐 예정이다.
청와대는 나아가 특검보 4명 중 한 명이 정보를 흘린 것으로 파악했다면서 특검을 도리어 압박했다. 특검은 당초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일정을 새로 잡기 위한 조율에 나선다는 계획이었으나 청와대의 입장과 태도가 전해지면서 강경한 분위기로 바뀌었다고 한다.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조사 일정을 새로 잡기 위한 조율 상황과 관련해 특검 관계자는 "(일정 재조율은) 아직 시작을 안했다"면서 "향후 조율 재개에 관해서도 아직 예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검과 청와대는 당초 이날 언론에 알리지 않은 채로 청와대 경내 위민관에서 박 대통령을 조사하고, 수위와 범위를 추가로 논의한 뒤 결과만 발표하기로 합의했다. 특검은 남아있는 굵직한 수사일정 등을 감안할 때, 아무리 늦어도 내주 초까지는 박 대통령 대면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특검은 이날 오전 최순실씨를 소환해 조사 중이다. 특검은 최 씨를 상대로 삼성그룹으로부터 대가성 자금을 수수했다는 뇌물수수 혐의 등에 대해 조사를 할 예정이다. 특검이 최 씨를 상대로 뇌물죄 관련 조사를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특검 수사에 비협조로 일관하며 두차례 체포됐던 최 씨는 이번에는 체포영장 없이 특검에 나타났다.
특검은 박 대통령을 이 같은 혐의의 공모자로 규정했다. 박 대통령 대면조사가 이뤄진다면 이 대목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전망이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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