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수지 흑자 10년만에 최저…여행·운송수지 '악화'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가 지난 1월 52억8000만달러로 59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사상 최대치로 나타나면서, 경상수지 흑자 폭은 2개월 연속 감소했다. 건설업의 해외수주 부진으로 건설수지 흑자폭이 역대 최소치를 기록한데다, 해외여행객이 급증하면서 여행수지가 악화된 영향이다.
1월 상품수지 흑자규모는 78억1000만달러다. 이는 전년동월(81억9000만달러)보다 소폭 감소한 것이다. 수출과 수입 규모가 모두 늘어났지만 증가폭은 수입이 더 컸기 때문이다. 수출은 441억1000만달러로 18.1%, 수입은 362억9000만달러로 24.5% 증가했다. 그간 수출보다 수입이 부진해 경상수지 흑자폭을 키웠던 '불황형 흑자'에서 벗어나 질적으로 좋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수출에서는 석유제품과 반도체가 증가폭을 키우는데 기여했다. 통관기준으로 석유제품은 전년동월 대비 66.3%, 반도체는 41.5%늘어났다. 화공품도 22.4% 증가했다. 수입은 원자재(29.1%)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증가세에 영향을 미쳤다. 그 중 원유(81.4%), 가스(28.7%) 등이 증가폭이 컸다.
건설수지 악화가 서비스수지 적자 폭을 키웠다. 1월 건설수지는 4억2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는 2007년 2월(3억9000만달러) 이후 가장 적은 흑자폭이다. 유가 하락시기를 거치면서 중동지역에서의 수주가 급감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 1월 방학과 휴가철을 맞아 해외출국자 수가 역대 최대로, 여행수지는 12억2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여름 휴가철이던 지난해 8월(12억8000만달러)이후 가장 큰 적자폭이다. 운송수지도 한진해운 사태 등 해운업 부진으로 인해 2억3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이는 지난해 9월(2억4000만달러 적자) 이후 최대 적자폭이다. 또 일부 대기업에서 IT부문 특허권 기술사용료를 지출하면서 지식재산권 사용료도 5억1000만달러 적자가 났다.
이상용 한은 국제수지팀 과장은 "건설, 운송수지도 최근 들어 기조적으로 악화되고 있다"며 "상품수지의 흑자폭이 축소되고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경상수지의 흑자규모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급료ㆍ임금과 투자소득이 포함된 본원소득수지는 10억9000만달러 흑자로 나타났다. 배당수입이 줄면서 전년동월(12억3000만달러)에서 흑자폭이 줄어들었다. 해외에 거주하는 교포의 국내 송금 등 대가없이 주고받는 거래 차액을 가리키는 이전소득수지는 2억7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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