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으로 일부 현지 유통업체가 한국산 식품 판매 금지까지 단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식품업체들의 타격도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기존까지 식품업계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는 입장으로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었지만, 중국에서의 실적 악화를 우려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약화되면서 이들 업체들의 주가도 떨어지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5일 연속 주가가 하락해 6일 30만4000원으로 전일대비 0.33% 떨어졌다. 오리온 역시 5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 65만1000원으로 전일대비 1.36% 떨어졌다. 사드 부지로 곤혹을 치르는 롯데그룹 계열사 롯데제과도 전일대비 1.02% 하락한 19만4500원을 기록, 연초와 비교하면 20%가량 떨어졌다.
특히 오리온과 농심은 국내 생산 제품을 수출하는 게 아니라 중국 현지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 및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사드 보복에 따른 직격탄은 받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오리온은 중국에서 2013년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매출 1조 시대를 여는 등 놀랄만한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오리온 초코파이는 '좋은친구'라는 뜻의 '하오리여우'파이로 중국인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가며 파이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신제품 '초코파이 말차' 효과에 힘입어 오리온의 두 번째 '더블 메가브랜드'(연매출 2000억 원 이상 브랜드)에 등극하며 중국 법인의 성장을 이끌었다.
농심 관계자는 "중국 사드로 인한 영향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현지 공장에서도 위생점검, 소방점검 등 통보받은 바 없다"고 말했다.
오리온 관계자 역시 "아직까지는 중국 현지 내 유통업체에 납품하는 것도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중국에서는 현지 브랜드로 알고 있을 정도로 현지화에 성공했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롯데제과는 사드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 중국 내 롯데마트 매장이 50곳까지 확대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롯데제과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중국 검역 당국은 롯데제과 요구르트맛 사탕에서 금지된 첨가제가 적발됐다며 소각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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