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외국인보다 개인 손실 커…평균 -6.89%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2300을 돌파하며 상승 랠리를 펼치자 일부 '청개구리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게됐다. 6년간의 박스권을 경험한 탓에 지수가 곧 미끄러질 것을 예상하고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등 하락장에 베팅했으나 지수는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11일 에프앤가이드와 한국펀드평가 등에 따르면 최근 한달새 '인버스ETF'에 1296억원이 순유입됐다. 이 상품은 코스피200 지수가 하락할 때 수익이 나는 펀드다. 같은 기간 지수 하락시 두배를 버는 '인버스 레버리지ETF'에도 167억원이 흘러들어왔다.
매매주체별로는 기관이나 외국인보다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크게 나타났다. 인버스ETF 중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삼성 코덱스(KODEX) 인버스ETF'의 경우 최근 한달간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280억원, 39억원어치 투자금을 뺏으나 개인은 284억원을 투자했다.
거꾸로 지수 상승시 두배 수익을 내는 레버리지 ETF는 이와 정 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한달 평균수익률은 7.81%였음에도 1981억원이 순유출됐다. 지수가 고점이라는 판단에 레버리지에서 자금을 빼 인버스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인버스와 레버리지 ETF는 일반적으로 단타매매가 많이 이뤄지는 상품이라 기간 수익률만 놓고 성패를 가늠하기 힘든 측면은 있다. 다만 코스피가 장중 2323.22까지 치솟은 이후 2270선으로 마감하는 등 변동성이 컸던 전날 하루만 놓고봐도 개인은 기관ㆍ외국인과 달리 손해를 봤다. 삼성 코덱스 레버리지ETF에 개인은 전날 181억원을 쏟아부은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51억원과 127억원을 순유출했다. 전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0.99% 하락 마감해 레버리지 ETF 투자자들이 상당한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는 박스권 흐름에 맞게 설계된 상품이라 요즘같은 장에는 다소 위험할 수 있다"며 "특정 지수를 추종하는 ETF보다 최근 흐름이 좋은 업종이나 종목, 상품 등을 추종하는 ETF에도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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