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5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서 "추경 등 적극적 거시정책 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 활성화와 민생경제 회복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린북은 정부의 정책방향의 기본이 되는 경기인식을 나타내 주는 주요한 지표로, 이번 그린북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사흘만에 기재부는 그린북에 추경을 공식화했다. 최근 실업률이 11년만의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고용시장이 악화되고 있는데다, 소비 등 내수 개선이 견고하지 않은 것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추경 불필요'를 외치던 기재부가 앞서서 추경 필요성을 주장했다는 점에서 '새 정부 코드 맞추기'라는 비판도 나온다.
고용의 질이 나빠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4월 중 취업자는 2657만7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42만4000명 늘었지만, 자영업자가 9개월 연속 증가하는 등 생계형 자영업자 중심의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실업률은 전년동월대비 0.3%포인트 증가한 4.2%로 4월 기준으로 1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청년실업률 역시 11.2%로, 4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제 전반이 수출과 생산을 중심으로 회복 중인 것도 추경에 걸림돌이다. 세계경제 상황이 나아지면서 수출은 증가세다. 세계 경제는 미국의 1분기 성장 부진(0.7%)에도 불구, 전반적인 회복 흐름을 지속 중이다. 중국 경제는 1분기 6.9% 성장률을 기록하며 연간 목표(6.5%)를 상회했고, 일본 경제도 수출이 2개월 연속 상승했다. 유로존도 1분기 0.5% 상승하는 등 완만한 성장세를 지속 중이다. 이에 힘입어 지난 4월 수출은 24.2% 증가한 510억달러를 기록하며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특히 4개월 연속 두 자리 수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출 호조는 생산ㆍ투자 흐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3월 중 광공업 생산은 수출 호조와 신제품 출시 효과 등의 영향으로 1.1% 상승했다. 자동차(5.4%), 전자부품(5.0%), 화학제품(3.5%) 등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전년 동월대비로는 반도체가 24%, 기계장비가 17%나 증가했다. 3월 서비스업생산도 전문ㆍ과학ㆍ기술 부문을 중심으로 5개월 연속 증가했다.
3월 설비투자는 반도체 등 IT 업종 중심으로 증가하며 전월대비 12.9%, 전년동월대비 22.8% 증가했다. 1분기 기준으로는 전분기 대비 5.5% 성장했다. 국내기계수주는 전기 대비 31.7% 증가했고 기계류수입도 39.6% 증가했다. 3월 건설투자 역시 민간부문의 건축과 공공부문 토목이 고루 늘면서 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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