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지난달 납치한 중국인 인질 2명을 살해했다고 주장하고 나서 중국 당국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환구시보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IS는 전날 선전 매체 아마크통신을 통해 "IS의 군사가 파키스탄 남서부 발루치스탄주에서 붙잡은 중국인 2명을 죽였다"고 밝혔다.
SCMP는 사실일 경우 2015년 11월 IS에 인질로 잡혔다 살해당한 '판징후이 사건' 이후 1년6개월 만이라고 했다. 당시 중국 당국이 판징후이를 구출하기 위해 IS 측과 물밑 협상을 벌이고 몸값을 지불하려 했으나 끝내 실패해 자국민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IS는 올해 들어서도 중국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해 왔다. 지난 3월에는 위구르어로 제작한 영상에서 중국을 공격하겠다고 처음으로 공개 위협했다. 영상에 등장한 위구르계 조직원은 "사람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중국인들이여, 칼리프 국가 전사들이 너희에게 가서 무기로 분명히 알려줄 것"이라며 "피가 강 같이 흘러 압제자에게 복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구시보는 사평을 통해 "보도가 사실일 경우 테러 집단의 만행은 결코 용납될 수 없으며 중국 정부와 사회는 테러에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파키스탄 같은 정세가 불안한 지역으로 가는 중국인은 매우 용감하며 중국의 국익을 위한 실질적인 개척자"라며 "중국은 국가적으로 이들의 안전을 보호해야 하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타국의 내정에는 개입하지 않는다는 중국 정부의 큰 원칙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안전을 보호할 의무를 저버려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요구가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환구시보는 "파키스탄에 거주하는 중국인이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 속에 양국 정부가 좀 더 구체적인 안전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베이징 김혜원 특파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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