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차이보다는 싸움의 방식이 문제...세계적 부부치료사 존 가트맨 박사의 부부코칭법 다시 화제
지난 2010년 4월 한국을 방문했던 세계적인 '부부치료사' 존 가트맨(John M Gottman) 박사는 이와 관련 아무리 행복한 부부라도 싸움과 갈등은 늘 있을 수 있으며, 부부 싸움 그 자체 보다는 어떻게 싸우느냐가 핵심이라고 분석한다.
가트맨 박사에 따르면 아무리 행복한 부부라도 갈등은 늘 찾아오며 해결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싸움의 방식이 다르다. 갈등이 있을 때 입에서 그대로 거친 말을 내뱉지 않는다. 한번 다듬고 고친 다음 최대한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 또 쌓아두지 않고 문제가 생기면 그날 바로 대화를 나눠 해법을 찾는다.
이혼인구 10만의 시대, 결혼 못지않게 이혼이 급증하고 있는 현실에서 더이상 이혼은 감추고 숨겨야 할 치부가 아니라 떳떳하게 공개하되 보듬어야 할 개인의 상처가 아닐까. 사진 = 게티이미지
원본보기 아이콘무엇보다 평상시에 상대방에 대한 배려ㆍ감사ㆍ호감ㆍ존중 등을 잊지 않는다. 그래야 갈등이 생기더라도 곧 관계를 회복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매우 흔한, 갈등이 생겨도 겉으로 표현하지 않는 부부들도 이혼의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갈등을 무시하고 기피하면서 대화를 하지 않으면 서로에 대한 거리감이 생겨 '남처럼' 여기게 된다. 생계를 꾸리는 것에서부터 자식 교육, 노후 준비 등의 문제를 같이 해결하는 '인생의 동반자'가 아니라 숙소만 같이 쓰는 '동거인'에 불과하게 된다. 요즘 한국에서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는 '황혼 이혼'의 주요 원인이다.
악화된 부부 관계는 아이에게도 건강ㆍ정서 등 성장과정에서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어린 시절에 부모의 싸움을 경험한 아이는 뇌 속의 해마에 공포와 불안이 저장돼 일생 중 심리적 장애나 약물 중독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불행한 부부 생활보다는 이혼하는 게 낫지 않냐는 질문에 조차 가트맨 박사는 "아이를 위해서라면 불행한 부부 생활이 낫다. 단 아이가 보지 않는 곳에서 싸워라"라고 말한다.
가트맨 박사의 부부 감정 코칭법을 아시아에서 교육하고 있는 최성애 박사가 저서 <소중한 인생을 함께하기 위한 가트맨식 부부 감정코칭'>(2011년. 해냄)를 통해 내놓는 행복한 부부 생활 회복을 위한 조언은 다음과 같다.
우선 긍정의 말을 부정의 말보다 많이 해야 한다. 기본적인 존경과 사랑, 공감을 회복해야 한다. 또 갈등은 어느 부부에게나 있을 수 있으며 심지어 어떤 갈등은 결코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다만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견해 차이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일단 부부 싸움을 했다면 감정 정리도 중요하다. 싸울 때 느꼈던 자신의 기분을 잘 정리해 상대에게 얘기하고, 상대의 말 속에서 내가 이해한 부분을 확인하는 식으로 소통한다. 이어 감정의 과잉 여부를 곰곰이 생각해 본 후 "나도 잘못 한 게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또 갈등의 소재가 된 문제에 대해 어떻게 개선할지 이야기를 차분히 이야기를 나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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