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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사이즈인데, 날씬 66까지 맞아요”…알고도 당하는 옷 사이즈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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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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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한 사이즈(프리사이즈)만 나오는데, 날씬 66까지 입을 수 있어요.”
최근 30대 직장인 A씨(여)는 한 보세 여성의류 매장에서 블라우스를 골라 사이즈를 묻자 돌아온 직원의 답변이다. 평소 66사이즈를 입는 A씨는 블라우스가 마음에 들었지만, 사이즈도 하나인데다 ‘날씬 66’이라는 애매한 직원의 답에 기분이 상해 매장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A씨와 비슷한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보세뿐만 아니라 브랜드 의류까지도 ‘프리사이즈’라는 이름으로 한 가지 사이즈만 내놓는 경우가 허다하다. 프리사이즈는 일반적으로 ‘누구나 입을 수 있는 사이즈’를 떠올리지만, 사실 ‘표준 체형에 따른 평균 사이즈’를 의미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같은 프리사이즈도 옷마다 치수가 제각각이라고 지적한다. 몇 달 전 인터넷쇼핑몰에서 원피스를 구입한 20대 대학생 B씨는 “평소 상의는 55, 하의는 27(인치)을 입기 때문에 여성 평균 체형에 가깝다”며 “맞을 거라고 생각하고 프리사이즈 원피스를 주문했는데 지퍼도 잠기지 않아 반품했다”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깡마른 44사이즈의 쇼핑몰 모델들이나 입을 수 있는 수준인데, 과연 프리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쇼핑몰에 사이즈가 작게 나온 것 같으니 반품해달라고 하자, 쇼핑몰 측은 오히려 제 탓을 했다”며 “쇼핑몰에 기재해 놓은 ‘실측 사이즈’를 확인하지 않은 제 잘못이 크단 이유로 배송비도 제가 물어야 했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쇼핑몰에는 ‘실측 사이즈’라는 게 존재한다. ‘55만’, ‘날씬 66까지’, ‘44~66 가능’ 이란 문구가 흔히 쓰이는 이유다.

그래서 한 인터넷쇼핑몰에서 ‘프리사이즈’라고 올라온 두 개의 블라우스 실제 치수를 비교해 봤다. 두 블라우스의 실측 사이즈에는 차이가 있었다. 한 블라우스는 가슴둘레는 ‘77cm’, 또 다른 블라우스는 ‘90cm’로 13cm나 차이를 보였다. 같은 프리사이즈라도 하나는 44, 하나는 66사이즈인 것이다.

해당 쇼핑몰에 프리사이즈 기준에 대해 문의하자 “한 사이즈만 나온다는 것을 편의상 프리라고 표현하는 거고, 다른 쇼핑몰들도 다 그렇게 기재한다”며 “만들어진 옷을 가져와서 파는 입장이라 옷을 만드는 곳에 문의해 달라”고 했다. 사실상 프리사이즈에 ‘평균 체형’이라는 기준도 없는 셈이다.

그나마 여성 평균체형을 기준으로 의류를 제작한다는 업체 관계자는 “55사이즈 여성이 입을 수 있는 기준으로 제작을 하는데, 옷의 원단이나 핏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고 했다. 하지만 어느 시대, 어느 연령을 기준으로 만드는 지에 대한 질문에는 “모른다”고 답했다.

여성 평균 체형으로 일반화돼있는 55사이즈는 사실 37년 전 규정된 사이즈다. 1981년 당시 20대 여성 평균 신장인 155cm, 가슴둘레 85cm를 고려해 규정한 치수다. 하지만 국가기술표준원에 따르면 그 동안 20대 여성 평균 신장은 7cm나 성장했고, 허리둘레와 가슴둘레도 커졌다. 하지만 의류 업계는 달라진 체형이나 다양한 신체 사이즈는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인 사이즈를 제시해오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소비자 불만도 늘었다. 30대 여성 소비자 C씨는 “사람마다 체형도 다른 만큼 다양한 사이즈의 옷이 나와야 한다”며 “옷을 만드는 사람이 규정해 놓은 사이즈에 내 몸을 우겨 넣어야 하는 것이냐”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수십 년 동안 신체 사이즈가 변해온 점을 고려해 55·66 사이즈를 없애고 새로운 기준의 사이즈가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20대 직장인 D씨도 “‘프리사이즈’란 문구는 소비자들이 ‘누구나 입을 수 있는 사이즈’라고 오해하기 쉽다”고 했다. 또 “특히 실제로 보지 않고 사야 하는 인터넷 쇼핑몰의 경우 168cm, 48kg의 마른 모델이 옷을 입고 있는 탓에 핏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며 “평균 체형의 모델이 착용해줬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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