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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신경분리?, 농협 명칭사용료만 '2조원' 과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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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말로만 신경분리?, 농협 명칭사용료만 '2조원' 과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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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단위) 농ㆍ축협은 건드릴 수 없는 성역입니다. 농협중앙회에서 신용 부문과 경제 부문이 분리됐다고 하지만 여전히 단위 농ㆍ축협은 금융지주나 금융 계열사보다 위에 존재합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가 농협중앙회에서의 NH농협금융지주 서열에 대해 내린 평가다. 이 관계자의 평가처럼 농협중앙회에서는 확실한 지배구조가 존재한다. 중앙회장 선거권을 거머쥔 단위 조합이 맨 꼭대기에 위치하고 농협중앙회가 그다음, 농협경제지주와 농협금융지주는 맨 밑에 있다. 이런 지배구조로 인해 금융 자회사들은 이익의 상당 부분을 중앙회와 단위 농ㆍ축협에 넘겨주고 있다.

◆앉아서 돈 버는 농협 단위조합 및 중앙회=농협금융지주는 '농업협동조합법 제159조의 2'에 의거해 자회사로부터 농업지원사업비(명칭 사용료)를 부과하고 이를 농협중앙회에 제공하고 있다.

실제 2012년 3월 신경분리 이후 지난해까지 금융 자회사가 금융지주에 낸 명칭 사용료는 모두 2조3195억원이다. 올해는 3858억원이 책정됐다. 대기업과 비교하면 상표권 지급 규모가 가장 큰 LG(2743억원)보다 1000억원이나 더 많다.
특히 농협생명의 명칭 사용료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명칭 사용료율은 2014년 1.6%, 2016년 2.5%, 2018년 2.45%에 달한다. NH투자증권 0.31%, 농협손보ㆍNH저축은행ㆍNH농협캐피탈 등의 명칭 사용료는 각각 0.3%이다.

금융당국도 이에 제동을 걸었지만 여전히 복지부동이다. 올 초 금융감독원이 농협생명이 중앙회에 내는 명칭 사용료가 재무구조에 비해 과도한 만큼 줄이라고 권고했으나 거절당했다. 금감원은 2021년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농협생명의 당기순이익과 지급여력비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농협중앙회에 내는 명칭 사용료 규모가 자본 적정성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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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 농ㆍ축협만 예외인 방카슈랑스룰=정부는 금융 겸업화 흐름과 소비자 편의 등을 위해 방카슈랑스(은행 창구에서의 보험 판매)를 도입했지만 보험설계사 권익 보호와 대형 보험사로의 시장 편중, 불완전판매 우려 등을 이유로 규제 조항을 두고 있다. 보험업법에 규정된 방카슈랑스룰은 은행 등이 보험을 판매할 때 1개 보험사 상품 모집액이 전체 판매의 25%를 초과할 수 없고 영업점포별 보험판매인은 2인 이하여야 하며 점포 밖에선 보험영업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단위 농ㆍ축협만 예외다. 점포별 보험판매인 숫자 제한이 없고, 점포 밖 보험영업도 가능하다. 다른 은행이나 보험사들이 방카슈랑스룰 적용으로 제약을 받고 있는 것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농협생명과 농협손보가 막대한 수수료와 인센티브를 지불하면서도 이들 단위 농ㆍ축협과 판매위탁 계약을 맺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문제는 농협생명이 단위 농ㆍ축협에 판매를 의존하다 보니 방카슈랑스의 절대 상품인 저축성 보험 비중이 높아 IFRS17 도입을 앞두고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점이다.

주로 연금으로 이뤄진 저축성보험은 일시납 비중이 높아 보험사가 소비자에게 부담하는 이율이 높다. 자산운용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 데다 향후 운용 전망도 불투명해 역마진 우려가 큰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농협생명은 자산확대를 통한 외형성장을 위해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약 80%의 비중으로 저축성보험을 판매 중이다.
그러는 사이 농협생명의 지급여력비율(RBC)이 크게 하락했다. 농협생명의 RBC는 2016년 12월 말 186.46%에서 2017년 217.92%로 높아졌지만 2018년 3월 말 213.93%로 다시 낮아졌다. 올해 1분기 국내 보험사들의 평균 RBC가 258.8%인 점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농협생명 관계자는 "저축성보험 비중을 점차 줄이고 보장성보험을 늘리고 있다"며 "사적연금에 대한 세제혜택 축소로 방카슈랑스 판매 비중도 낮아지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농협생명은 IFRS17 영향 분석 결과를 감안해 가용자본 확대나 요구자본 축소 등을 위한 구체적 추진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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