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앞 등불' 된 보수통합…새보수당의 '최후통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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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김혜민 기자]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를 중심으로 한 중도보수 통합이 '바람 앞 등불' 상황이다.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가 20일 자유한국당이 이날 중으로 '당대당' 통합을 위한 협의체 구성에 공식 동의하지 않으면 통합 협상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상욱 혁통위원은 혁통위원장 사퇴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사퇴했다. 한국당과 우리한국당에서도 잡음이 나오고 있다.

하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보수당 당대표단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한국당이 협의체는 거부하면서 통합을 주장하는 것은 진짜 통합이 아닌 가짜 통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새보수당은 문 정권을 심판할 수 있는 보수혁신과 재건을 위해 한국당에 양당 통합협의체를 요청했으나, 한국당은 양당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황교안 대표가 동의한 보수재건 3원칙 중 '낡은 집을 허물고 새 집을 짓자'는 원칙에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대표단회의 중간 바깥으로 나와 기자들과 만나 "오늘까지 한국당에서 협의체 수용의사를 안 밝히면 내일부터는 한국당과 대화가 사실상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황 대표가 직접 공식적으로 답변을 주지 않으면 거부한 것으로 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황 대표는 이에 대해 "자유시민 진영과 함께 문정권의 폭정을 막아내기 위해서 힘을 합할 것"이라며 "혁통위 과정을 통해서도, 필요하면 다른 방법을 통해서도 협의해가는 방법을 찾아갈 것"이라며 확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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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욱 새보수당 공동대표가 이날 오전 혁통위 위원직을 사퇴하면서 혁통위 체제에도 파문이 일고 있다. 박형준 혁통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으나 수용되지 않자 이에 대한 항의 의사로 사퇴를 단행한 것. 새보수당을 대표해 혁통위에 유일하게 참가한 정운천 새보수당 의원은 "지 위원의 사퇴 이유는 지난 4차 회의에서 박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는데 잘 소화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공석은 공동대표단 회의를 통해 한 분을 뽑아서 참석하겠다"며 수습했다. 박 위원장은 새보수당의 당대당 협의체에 대해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이미 통합열차는 출발을 했기 때문에 통합열차에 내리는 사람이 중상을 입게 돼 있다"며 일종의 경고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한국당 내에서도 친박 의원들을 중심으로 여전히 통합에 대한 부정적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일 대구ㆍ경북(TK) 의원들 가운데 첫 불출마 선언을 한 정종섭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사람들과 계파 갈등에 책임이 있는 인사들 모두 불출마해야 한다"며 통합 추진에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황 대표가 통합 대상으로 언급했던 우리공화당도 공동대표간 내홍으로 분열하고 있다. 조원진ㆍ홍문종 공동대표는 이번 주말 별도로 태극기 집회를 갖기로 했다. 통합을 두고 두 대표가 견해차로 갈등하다가 최근 홍 대표가 조 대표를 공개 비난했다는 이유로 당원들이 홍 대표를 당 중앙윤리위에 제소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홍 대표는 앞으로 당 최고위 등의 과정에도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