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한국형 재정준칙 도입…위기시 적용 배제"(상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두번째)이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한국형 재정준칙 도입방안 브리핑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정부가 2025 회계연도부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60%, 통합재정수지를 -3% 이내로 관리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한국형 재정준칙'을 도입하기로 했다. 다만 한가지 지표가 일시적으로 기준치를 웃돌아도 다른 지표가 기준치를 밑돌면 준칙을 충족하는 것으로 했다. 또 전쟁, 대규모 재해, 글로벌 경제위기 등이 발생하면 준칙 적용을 면제한다는 조항도 담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재정준칙을 담은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발표하고 의견 수렴을 거쳐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우리 재정은 여타국들과 비교해 국가채무 절대규모·비율 측면에서는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여력 있으나 위기 극복과정에서 채무와 수지가 악화되는 속도에는 각별히 경계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형 재정준칙을 도입하고자 하는 배경이자 이유"라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국가채무비율 기준을 60%로 설정한 것과 관련 "현 국가채무비율과 중장기 재정여건, 복지지출 증가 소요 등을 감안했다"며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과정에서 국가채무가 일부 늘어나고 이후 몇 년간 파급영향이 불가피한 상황을 고려한데다가 특히 중기계획상 2024년 국가채무비율이 50%대 후반으로 나타나는 점도 감안했다"고 말했다.

또한 통합재정수지 -3% 설정과 관련해선 "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가 국제사회에서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만큼 이를 토대로 그 기준을 설정했다"며 "코로나위기 극복과정에서 이미 통합재정수지가 -3%를 넘어 -4%까지 이르는 점을 감안하고 아울러 향후 재정여건 및 수지 전망 등도 고려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재정준칙 한도를 초과했을 경우 재정건전화 대책 마련을 의무화 하고자 한다"며 "즉 한도를 초과할 경우 한도 이내로 조기 복귀될 수 있도록 지출혁신, 세수대책, 수지개선 등 다각적인 재정건전성 관리계획을 마련토록 해 재정건전성 확보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재정준칙 도입 시기를 2025회계연도로 정해 3년의 유예기간을 둔 것에 대해선 "2024년까지 1단계 기간은 재정준칙 적용이 시작되지 않으나 적용 시점에서 제대로 준수되도록 사실상 재정준칙 취지와 관리 노력이 수행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2단계는 재정준칙이 본격 적용되는 시기로 2025회계연도부터 재정준칙이 실적용 되도록 할 예정이며 정부는 이를 위한 준비작업을 착실히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정부는 재정 운용과 관련해 재정 책임성도 다하고 재정 지속가능성도 확보하도록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노력을 최선을 다해 착실히 수행하고자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재정건전성과 재정 지속가능성은 재정준칙 산식이 있다고 모두 해결되는 게 아니다"며 "정부의 끊임없는 재정 효율화 및 재정관리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재정은 우리 경제의 최후의 보루로서 늘 국민 곁에서, 국가 경제 옆에서 그 역할을 다하도록 하겠다"며 "그러면서도 재정 여력을 탄탄하게 축적해 미래세대에게 든든한 재정을 물려줄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마무리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