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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치테이프, 포스트잇…모두 '3M' 발명품 [히든業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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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용품부터 접착제, 필름 등 다양한 제품 생산한 3M
시작은 美 작은 채굴업체…현재는 120년 역사 자랑하는 대기업
연구개발 중심, 직원 창의성 장려하는 기업 문화
스카치테이프, 포스트잇 등 혁신 제품 만들어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제조업 회사 3M 로고 / 사진=위키피디아 캡처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제조업 회사 3M 로고 / 사진=위키피디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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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스카치테이프, 포스트잇. 모두 문구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필수 사무용품들이다. 하지만 이 두 제품 모두 특정 기업이 한 기업이 특허권을 가진 '고유 브랜드'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20세기를 바꾼 위대한 발명품으로 평가받는 이 제품들은 모두 미국의 장수 제조업 회사 '3M'에서 개발됐다. 무려 121년이라는 긴 시간에 걸쳐 영업을 지속해 온 3M은 어떻게 혁신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을까.


채굴 사업 좌절 이후 사포 판매하며 성장

사실 3M은 사무용품이 아닌 채광 기업에서 시작됐다. 지난 1902년, 헨리 S. 브라이언을 포함한 5명의 사업가가 미국 미네소타주에 설립한 강옥 채굴 기업이 3M의 시초다. 당초 3M이라는 사명 또한 '미네소타 채굴·제조 기업(Minnesota Mining·Manufacturing company)'이라는 이름을 줄여 만들어졌다.


그러나 3M이 채굴하려던 광석은 질이 낮은 것으로 판명되면서 사업이 한 차례 좌절됐다. 이후 3M은 새 투자자들을 모집해 금속 연마에 쓰이는 사포 회사로 재출발하게 된다. 이같은 과정에서 새로 개발한 방수 사포의 품질을 인정받아 본격적인 성장을 하게 되며, 이후 접착제, 테이프, 필름 등 여러 제품을 만드는 글로벌 제조업 회사로 거듭났다.


창의성 인정받은 스카치테이프, 포스트잇

다사다난한 창업사를 겪은 만큼, 3M은 약 120년에 이르는 역사 동안 다양한 제품들을 개발해 왔다. 이 가운데 3M의 창의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는 스카치테이프와 포스트잇이다. 두 제품은 현재 문구점에서 흔히 구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무용품이지만, 사실 3M이 소유하고 있는 고유 브랜드다.


3M 연구원 리처드 드루가 개발한 스카치 테이프 브랜드 / 사진=3M 홈페이지 캡처

3M 연구원 리처드 드루가 개발한 스카치 테이프 브랜드 / 사진=3M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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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치테이프는 1930년 3M 엔지니어팀 소속 리처드 드루가 개발했다. 드루는 끈적끈적한 테이프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자동차 공장 노동자들을 보고 스카치테이프를 떠올렸다.


당시 완성된 자동차에 페인트칠을 할 때, 노동자들은 차량 특정 부위에 신문지를 씌운 뒤 테이프로 고정해 놨다가 도색이 끝나면 다시 신문을 떼는 방식을 사용했다. 문제는 테이프의 접착력이 워낙 강하다 보니 테이프를 떼어내면 끈적한 부분이 남게 된다는 데 있었다.


드루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명한 셀로판을 기반으로 적절한 접착력을 가진 스카치테이프를 개발했다. 스카치테이프는 공장, 사무실 등 여러 곳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1930년대 미국을 뒤흔들었던 대공황 시기에는 페이지가 찢어진 책을 고정하는 용도로 애용됐다고 한다.


3M 연구원들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제품은 포스트잇이다. 1968년 3M 소속 엔지니어였던 스펜서 실버 박사는 절대로 떨어지지 않는 초강력 풀 개발에 골몰하다가, 오히려 접착력이 너무 약해 쉽게 떨어지는 풀을 발명했다.


포스트잇을 개발한 3M 출신 아서 프라이 / 사진=위키피디아 캡처

포스트잇을 개발한 3M 출신 아서 프라이 / 사진=위키피디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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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풀은 이후 6년 동안 잊혀져 있다가, 지난 1974년 같은 기업에서 일하던 연구원 아서 프라이가 '책갈피나 메모지 용도로 사용하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리며 재차 빛을 보게 된다. 처음 3M은 종이에 약한 풀을 바른 이 제품을 '스틱 노트'라고 불렀다가, 1980년부터는 포스트잇이라는 제품으로 미국 전역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15% 법칙'…혁신 장려하는 기업 문화


3M이 1세기 넘게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운영해 온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3M의 성공에는 혁신을 장려하는 기업 문화와 연구개발(R&D) 중심의 사업 전략이 있다.


3M은 3개의 핵심 기업 경영 철학을 고수하고 있다. 혁신, 다양화, 노동자 지원이다. 3M은 시장의 경쟁 판도를 완전히 뒤바꾸는 이른바 '게임 체인저' 개발을 우선시하며, 이런 기술을 한 제품에 고착시키지 않고 다양화하는 데 집중한다. 또한 노동자들, 특히 연구원들이 최고의 환경에서 기술 개발에 임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한다.


이 때문에 3M 직원들은 실패한 풀을 가지고도 포스트잇이라는 '역발상 제품'을 선보일 수 있었고, 현재는 사무용품을 넘어 화학·전자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었던 셈이다.


연구개발에 열중하고 있는 3M 연구원 / 사진=3M 홈페이지 캡처

연구개발에 열중하고 있는 3M 연구원 / 사진=3M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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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M만의 혁신 생태계는 '15% 규칙'이라고 불리는 독특한 기업 문화에서도 엿볼 수 있다. 15% 법칙이란, 3M에서 근무하는 모든 직원들에게 전체 근무 시간의 15%를 독특한 실험, 혹은 자신만의 프로젝트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것이다. 15% 규칙은 상사에게 보고할 필요 없이, 오로지 직원 개인에게만 주어지는 자유 시간이다.


15% 법칙은 지난 1950년대부터 70년 가까이 운영되고 있다. 아서 프라이의 포스트잇 아이디어 또한 15% 규칙 도중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3M은 오늘날에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중 하나로 손꼽힌다. 지난 2011년 글로벌 경영 컨설팅 기업 '부즈앤컴퍼니'가 700명의 기업인들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3M은 애플과 구글에 이어 세계 3위의 혁신 기업으로 선정됐다.


그런가 하면 지난 2019년에는 미국 비즈니스 잡지 '패스트 컴퍼니'가 뽑은 '가장 혁신적인 기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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