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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아닌 '동이족' 언어가 알타이어족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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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 트랜스유라시아어 기원 관련 기존 학설 뒤엎는 논문 게재
4000년전 유목민→9000년전 동북아 랴오허 농경민 기원 결론
일부, 논문에도 없는 '중국 요하' 지방 표현…동북공정 희생양 우려

알타이어(트랜스유라시아어) 분포도. 그림 출처=네이처

알타이어(트랜스유라시아어) 분포도. 그림 출처=네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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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한국어나, 일본어, 몽골어, 투르크어 등 '알타이어족'(트랜스유라시아어)의 기원이 기존 중앙 아시아 초원지대 유목민이 아니라 9000년전 동북아시아 랴오허강(요하) 일대 농경민들의 언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당시 랴오허강 일대는 동이족의 터전으로, 동이족의 언어가 동ㆍ서쪽으로 뻗어 나가면서 90여개 알타이어족의 토대가 됐다는 것이다. 그런데 해당 연구 논문을 보도하면서 국내 일부 언론들이 요하 지역을 '중국'로 명시해 자칫 오해가 생길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국 당국이 동북공정으로 요하 일대와 만주를 자신들의 역사에 편입시키려 혈안이 된 상태에서 언어까지 '중국산'으로 포장이 가능해진 것이다.


12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는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주도 하에 한국, 일본, 미국 등 10개국 언어학자ㆍ고고학ㆍ유전자학자 들이 참여해 트랜스유라시아어의 기원에 대해 이같은 결론을 내린 논문이 실렸다. 연구팀은 고대의 농업ㆍ축산 관련 어휘들을 분석하는 한편 동북아시아의 255개 신석기ㆍ청동기 시대 유적지의 고고학 조사 결과, 한국과 류쿠, 일본의 초기 농경시대 농부들의 유전자 조사 결과까지 참고했다.

이 결과 연구팀은 트랜스유라시아어는 신석기 초기인 약 9000년 전 요하 지역에서 기장을 재배하던 농경민들이 대륙을 가로질러 이동하면서 언어도 함께 확산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기존에는 약 4000년전 중앙아시아 대초원에 사는 유목민들이 트랜스유라시아어의 뿌리라는 게 학계의 정설이었다.


문제는 이 논문이 국내에 알려지면서 일부에서 요하 지역을 '중국'이라고 명시했다는 것이다. 9000년 전에는 요하 지역에 신석기 문명이 자리잡기 시작할 때라 소국들이 성립하던 때다. 특히 요하 일대는 동이족의 주된 세력권으로, 시기적으로 한국 고대사에서 고조선의 터전으로 추정되고 있다. 엄격히 따져도 당시에는 현재의 국가 개념이 없어 요하 일대를 '중국'으로 표시해서는 안 된다. 이를 의식한 듯 해당 논문 조차 요하 일대의 지명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도 중국 영토라고 '오해'할 수 있는 문구는 전혀 없다.


역사학계에선 이번 연구 결과 알타이어족의 뿌리가 동이족이었음을 확인한 성과를 거뒀지만 자칫 일부의 보도로 인해 '동북공정'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은 "9000년 전 요하 지역의 문명은 신석기 시대라 나라를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고고학 발굴 조사 결과 등을 보면 민족적으로 동이족의 지역이었음이 분명하고, 이번 연구 결과 동이족의 언어가 알타이어족이 됐다는 것이 확인됐다"면서도 "중국이 동북공정 차원에서 요하 일대를 자기네 역사로 편입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오해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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