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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물기 차량들 탓 교차로 갇혀" 빨간불서 사고 냈지만 무죄 [서초동 법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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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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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16일 오후 4시쯤. 서울 강남구의 한 편도 4차선 도로에서 A씨(58·남)가 1차로 정지선 앞에서 차를 세우고 좌회전 신호를 기다렸다. 하지만 신호를 받고도 핸들을 돌릴 수 없었다. 반대편 직진 차량들의 '꼬리물기' 때문에 정지선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A씨는 두번째 좌회전 신호에서 정지선을 넘어서는 데 성공했다. 여전히 직진 꼬리물기 차량들로 도로는 꽉 막혀있었다. 그는 차를 더 앞으로 움직였지만, 정차금지지대표시(흰색 빗금이 쳐진 사각형 표시)에 이르기도 전에 신호가 또 빨간불로 바뀌었다.

세번째 좌회전 신호가 들어왔다. 이번엔 정차금지지대 안까지 진입했다. 그러나 꼬리물기 행렬을 또 끊지 못했고,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이때 정체된 꼬리물기 차량들 사이로 틈이 보였다. A씨는 그 틈을 비집고 지나가기 위해 차를 움직였다.


'쾅!' 이과정에서 사달이 났다. A씨 차량의 전면 우측 범퍼가 반대 쪽에서 직진 중이던 B씨(47·남)의 차량 앞부분을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한 것. 이 사고로 B씨는 약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다. A씨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피고인이 신호위반으로 인한 교통사고를 일으켰다고 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좌회전 신호에 따라 정지선 표시를 넘어 이 사건 교차로에 이미 진입한 피고인으로선 좌회전 신호에 이어 점등되는 노란불에 따라 신속히 교차로 밖으로 나와야 했지만, 반대 차로 차량들의 꼬리물기로 교차로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며 "정체된 차량 사이에 틈이 생겨 교차로 밖으로 빠져나오다가 사고를 일으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사는 1심에 불복하고 항소했다. 빨간불이 켜졌으면, 정지선뿐만 아니라 정차금지지대 직전 즉 교차로에 인접한 가까운 위치에서도 정지해야 했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2심도 A씨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1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5-3부(재판장 정덕수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전방의 정지신호를 위반했다고 볼 수는 없다"며 최근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교차로에 이미 진입한 차량에 정지의무 혹은 정지선까지로의 후진 의무를 부과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해석하는 것은 형벌법규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 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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