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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부메랑 된 '클럽딜'…소신 투자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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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부메랑 된 '클럽딜'…소신 투자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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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 투자업계에서 ‘클럽딜(Club deal)’은 공동투자를 의미한다. 특정 밸류에이션(기업가치)에 여러 투자기관이 동시에 투자할 때 주로 쓰인다. 친한 투자사끼리 골프 등 사적인 자리에서 딜을 성사시킨다. 사실상 업계 ‘이너서클(Inner Circle)’의 전유물로 여겨진다.


그동안 주요 벤처캐피탈(VC)들은 클럽딜에 참여하기 위해 노력했다. 업계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며 각종 딜에 공동투자사로 이름을 올렸다. 클럽딜을 통한 대규모 자금 집행을 이어가면서 ‘아기 유니콘’ 또는 ‘예비 유니콘’ 등 유망 스타트업을 잇달아 탄생시켰다. 높은 기업가치(고 밸류에이션) 논란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최근 수 년 간 이런 투자가 성행했다. 소위 잘나가는 VC의 주요 포트폴리오가 겹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특정 기업에 성장 촉진제 역할을 하는 동시에 관련 시장을 키우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밋빛 미래를 그리며 엑시트(투자금 회수) 성적표에 집중했지만, 그간 투자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클럽딜 당시 밸류에이션 보다 기업가치가 떨어지는 일이 잦아지면서 곡소리를 내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통한 엑시트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가운데 앞 다퉈 구주를 내놓고 있지만, 거래는 되지 않는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유동성 장세에서 클럽딜은 일종의 특권이었다. 아무나 들어갈 수 있는 딜이 아니었다. 성공이 보장된 딜이라는 인식이 퍼져있었다. 하지만 적자에 허덕이는 주요 플랫폼 기업들의 민낯이 드러나면서 클럽딜 역시 비판에 직면했다. VC에 자금을 대준 기관출자자(LP)들도 한숨을 짓는 상황이다.

활황기에 클럽딜을 외면했던 소신파 투자심사역들은 유행 따라 투자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에 따라 펀드를 운용했다. 다수가 플랫폼을 외칠 때 소재·부붐·장비 등 사각지대에 놓인 산업에 관심을 기울였다. 투자심사보고서도 열과 성을 다해 썼다. 그 결과 클럽딜과 달리 어려운 시장 속에서도 엑시트 성과를 올리고 있다.


어려운 상황의 탓을 시장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 네트워크 중심의 무지성 투자를 지양하고 내실 있는 투자를 지향하는 건전한 투자 문화 정착이 필요하다.






이광호 기자 kh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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