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멘토로 불리는 신평, KBS 인터뷰
"국민의힘 정파적 이익 같이하는 집단일까"
"윤핵관은 일종의 깡패언어" 비판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저는 멘토가 아니라고 부인을 하는데 그러나 제 글을 윤석열 대통령께서 항상 받아 보시고 또 그 피드백을 저한테 주시는 것이 아니고 제 주위에 있는 다른 분들한테 주시는 것으로 봐서는…."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 출신의 신평 변호사는 21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본인을 윤석열 대통령의 멘토로 부를 수 있느냐는 물음에 답한 내용이다. 실제로 신 변호사는 윤 대통령의 멘토로 불린다. 윤 대통령의 멘토를 자처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멘토로 불린다는 사실 자체는 부인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신 변호사는 판사 출신 법조인이다. 1956년 대구에서 태어났으며 경북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윤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선배다. 신 변호사는 사실 경북대 로스쿨 교수로 더 유명했던 인물이다. 법조 현안이 있을 때 언론에 자주 전문가로 인용됐던 인물이다. 그런 인물이 정치 현안과 관련해 주목받는 이유는 윤 대통령과의 관계와 무관하지 않다.
개인 신평의 의견이라면 정치적 견해의 무게감도 떨어진다. 하지만 대통령 의중이 담겨 있거나 대통령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인식될 경우 얘기는 달라진다. 신 변호사의 생각이 윤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대통령 생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 말에 무게감이 실릴 수밖에 없다.
최근 신 변호사 발언 가운데 관심을 끌었던 것은 정계개편에 관한 내용이다.
정계개편 신호탄이 언제 어디에서 울릴지 모른다는 그의 주장은 여의도 정가에서 관심을 받았다. 국민의힘은 물론이고 더불어민주당 일부까지 포함한 정계개편이 준비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증폭된 요인이다. 신 변호사는 21일 정계개편과 관련해 한 발 더 나아간 언급을 했다.
신 변호사는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제 생각에는 내일 바로 정계개편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조금도 이상하지 않은 지금 그런 구조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내일 바로 정계개편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얘기는 그 자체로 주목할 부분이다. 정계개편을 위한 물밑 준비가 끝났다는 의미보다는 정계개편을 위한 에너지가 충분히 축적돼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신 변호사는 이준석계와 유승민계를 지목하면서 최소한의 정파적 이익을 같이하는 집단으로 볼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정계개편이 일어난다면 윤석열계와 이준석계-유승민계가 갈라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총선을 앞두고 정계개편은 자주 일어났다. 대부분은 공천과 관련한 갈등이 촉매제가 됐다. 당권을 쥔 쪽에서 공천에 영향력을 강하게 행사할수록 소외된 정치세력의 원심력은 커지게 마련이다. 공천 탈락이 사실상 확정되거나 배제가 유력할 경우 앉아서 죽기보다는 탈당 분당 등을 통해 새로운 길을 모색한다.
당권을 쥔 쪽에서 신당 창당 형식으로 당을 새로 만드는 경우도 있다. 참여정부 시절 열린우리당이 이런 경우다.
내년 총선은 1년 2개월도 남지 않았다. 제22대 총선의 준비 기간을 고려한다면 정계개편은 올해 가을 이후가 될 가능성이 있다. 윤 대통령의 당무 개입 논란은 중요한 시그널이다. 윤석열계는 당무 개입 금지 자체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한다. 반면 비윤석열계는 당무 개입이 결국 공천에 관한 영향력 확대로 이어져 친윤 중심의 공천이 이뤄질 것으로 우려한다.
이와 관련해 신 변호사는 이렇게 말했다.
신 변호사는 이른바 윤핵관이라는 용어에 대해서도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지금 천하람 후보가 윤핵관의 대결로 프레임을 짜서 지금 선거 운동을 하고 있죠. 이것이 처음에는 상당히 먹혀 들어갔다. 그러나 이 말은 상당히 좀 어떤 면에서는 불순한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신 변호사는 "동서고금의 역사를 막론, 어느 역사에서든 간에 국가의 지도자가 국정의 중요 부분에 자신이 믿는 사람을 내보내서 국정 운영 하는 것은 어느 나라에서나 마찬가지였다"면서 "유독 윤석열 대통령이 믿는 사람만은 윤핵관이라고 해서 그 사람들은 나쁜 사람들이고 간신배고 이렇게 말하는 것은 상당히 어폐가 있다. 이것은 일종의 깡패 언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전당대회 이후가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전대 과정에서 노출된 감정의 계곡을 그대로 유지한 채 총선 정국을 맞이한다면 정계개편 가능성은 커진다. 이른바 뺄셈정치를 선택하느냐, 덧셈정치로 선회하느냐에 따라 총선에 임하는 자세와 총선의 밑그림이 달라진다는 얘기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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