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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쿵쿵' 자해하던 범고래, 44년 갇혀 살다 쓸쓸한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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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해양공원서 40여년 갇혀 지내
스트레스에 머리 찧는 등 자해 행위도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범고래'로 알려진 키스카(Kiska)가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 47세 나이로 추정되는 키스카는 40년 이상을 좁은 수족관에 갇혀 지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ABC 뉴스 등에 따르면 캐나다 온타리오주 나이아가라폴스의 '마린랜드' 해양공원에서 혼자 헤엄쳤던 키스카가 최근 숨을 거뒀다. 키스카는 44년간 해양공원에서 갇혀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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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공원 측이 발표한 성명서에 따르면 키스카는 최근 몇 주 사이에 건강이 지속해서 악화했고, 감염병까지 앓았다. 다만 감염병에 대한 정확한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키스카는 1979년 아이슬란드 해안에서 포획돼 줄곧 해양공원에 억류됐다. 또 1992년까지 해양공원에서 열리는 수천 번의 범고래 공연에 활용되기도 했다. 키스카는 다섯 마리의 새끼를 낳기도 했으나 안타깝게 모두 숨을 거뒀고, 함께 살던 친구들 역시 세상을 떠났거나 다른 시설로 옮겨졌다.


이에 키스카는 2011년부터 해당 수족관에 남아있는 최후의 범고래가 됐고, 고래 보호 활동가들 사이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외로운 고래'로 불렸다.

수족관 벽에 머리 '쿵쿵' 자해하기도
벽에 머리를 부딪히는 범고래 키스카의 모습. [이미지출처=필 데머스 트위터]

벽에 머리를 부딪히는 범고래 키스카의 모습. [이미지출처=필 데머스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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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021년에는 키스카가 스스로 수족관 벽에 부딪혀 동물보호가들의 공분을 산 바 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키스카는 수족관 벽으로 다가가 반복적으로 자신의 몸과 머리를 부딪쳤다.


고래 보호 활동가 롭 로트는 당시 키스카의 행동에 대해 "야생에서 잡힌 아이슬란드 범고래를 40년 동안 인공적인 환경에서 길러 생긴 스트레스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슬프게도 키스카가 보여주는 반복적인 행동은 황량하고 무의미한 수조에서 수년간 지내는 다른 범고래에게서도 나타난다"고 했다.


범고래는 지능이 높고 무리를 지어 생활하는 사회성이 강한 동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고립된 환경이 키스카가 야생에서 경험해야 할 범고래의 사회적 특성을 모두 박탈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해양공원에서 근무했던 필 데머스 또한 "해양공원에서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범고래 키스카가 벽에 머리를 찧는 것을 관찰했다"며 "이 잔인함은 끝나야 한다"고 호소했다.


수족관에 갇힌 범고래 최소 55마리…일부는 이상행동
[이미지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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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고래가 이상행동을 보인 것은 키스카뿐만이 아니다. 스페인 로로 파크 동물원에 갇혀 지내는 범고래 모건(Morgan) 또한 2016년 이상 행동을 보인 바 있다.


당시 모건은 물 밖에서 10분가량 미동 없이 누워 있었고, 전문가들은 이를 '스트랜딩(stranding)' 현상으로 해석했다. 이는 고래나 물개, 바다표범과 같은 해양 동물이 스스로 해안가로 올라와 식음을 전폐하다 죽음에 이르는 좌초 현상을 뜻한다.


모건은 2010년 네덜란드 인근 해협에서 구조된 이후 2011년부터 쭉 해당 동물원에서 지내왔다. 드넓은 바다를 놔두고 비좁은 수조 속에서 일생을 보내게 된 것이다. 이에 모건은 철문에 머리를 들이받으며 자해를 하기도 했다. 당시 동물 보호 단체들은 모건을 다시 자유롭게 바다에 풀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한편 고래보호단체 WDC에 따르면 올해 1월 9일 기준 전 세계 해양공원에는 최소 55마리의 범고래가 갇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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