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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썼다고 한도 감액?’…마통 차주 불만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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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은행 ‘사용률’ 따라 한도 자동삭감
가산금리도 붙는데 ‘이중 패널티’ 지적
은행 “불필요한 비용 생겨…운용 효율화 차원”

# 직장인 이근창씨(33)는 최근 한 시중은행 마이너스 통장(신용한도대출)을 갱신하면서 한도를 보고 깜짝 놀랐다. 3년 전 통장 개설 당시 1억원가량이던 한도가 매년 500만원씩 줄어들더니 8500만원까지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이씨는 “사전 고지 없이 심사 결과를 보고서야 한도가 줄어든 걸 알게 됐다”고 토로했다. 이 기간 이씨의 소득, 신용도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다른 은행으로 갈아타면 인지세(대출 거래 증서를 발행할 때 국가에 내는 세금) 등 비용을 또 부담해야 해 울며 겨자 먹기로 기존 마이너스 통장을 유지하고 있다.


# 40대 직장인 장서준씨는 주택 구입에 대비해 2020년 인터넷전문은행에서 개설한 마이너스 통장 한도가 9700만원에서 올해 7700만원까지 떨어졌다. 내 집 마련이 미뤄지면서 사용한 적이 없었을 뿐 소득, 신용등급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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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 사용률 따라 최대 50% 감액

주요 은행들이 마이너스 통장 만기 연장 시 사용률이 낮다는 이유로 한도를 삭감하면서 차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비상용 통장이라는 마이너스 통장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데다 일반 개인신용대출과 달리 이미 가산금리 0.5%를 추가로 붙이고 있어 ‘이중 페널티’라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부분 은행은 ‘사용률’을 한도 자동감액 기준으로 내걸고 있다. 하나은행 대표 상품인 ‘하나원큐 신용대출’은 ‘당행 심사기준에 의거해 미사용 한도 보유 시 한도 소진율에 따라 내입(감액) 비율이 발생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으며 최대 50%를 감액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도 만기 3개월 전까지 평균 한도 사용률이 10% 이하인 경우 20%를 자동 감액하고 차주가 원할 경우 한도를 복원해주고 있다. 신한·우리은행도 평균 한도 사용률이 10% 미만이면 10% 감액, 5% 미만이면 20%를 감액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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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때문이라는데…일부 은행 "사용률만으로 안 줄여"

은행들이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줄이는 건 결국 수익성 때문이다. 마이너스 통장 한도는 전액 신용대출로 분류된다. 고객이 마이너스 통장을 사용하지 않으면 신용대출로 잡히는데도 이자 수익이 없어 은행 입장에서는 손해다. 마이너스 통장 일부에 대해서는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당시에도 은행들은 마이너스 통장 한도부터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당국 규제가 이어지던 2021년 9월 주요 시중은행은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일괄적으로 5000만원으로 축소했다가 이듬해 초에야 한도를 정상화한 바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개별 영업점 차원에서도 여신 실적을 올리기 위해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줄이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도 “은행 입장에서 불필요한 비용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자본 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대신 연장 시기 차주들에게 감액 사실을 미리 고지하고 연장 여부를 선택하게 한다는 게 은행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일부 은행들은 사용률만을 이유로 한도를 줄이지 않고 있다. NH농협은행·케이뱅크는 “차주 신용 상태가 나빠진 게 아니라면 사용률이 낮다고 해서 한도를 낮추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도 “애초 금리를 더 받기로 약정하고 대출해준 것이기 때문에 직장, 신용도, 소득이 안정적이면 한도는 조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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